진하리 주민 “겨우내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올 봄부터 다시 심해져”
울주군, 공장 굴뚝서 기준치 2~3배의 복합악취물질 배출 확인
8월 30일까지 시설 개선명령…“적극적 모니터링 체계 구축·감시 강화”
무림P&P “장치 설치 과정상 문제 등 확인 빠른 시일 안에 정비할 것”

울산 온산공단의 대표적인 만성 악취 주범으로 악명이 높은 무림P&P(무림피앤피) 울산공장이 수백억원을 들여 악취 방지시설 구축(▷2020년 9월 18일·24일자 보도)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악취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달라진 게 없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고, 무림P&P 측은 “구축한 설비의 문제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울주군 서생면 진하리의 정점숙씨는 16일 “아침부터 악취 때문에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다”고 호소했다. 정씨는 “겨우내 좀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바람 방향이 바뀌는 올 봄부터 다시 악취가 심해지고 있다”면서 “비 오는 날이면 악취는 더 심각해지는데, 아침부터 여기저기 전화로 민원을 넣고 있지만 뾰족한 답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날 악취의 진원지는 온산공단 무림P&P 울산공장. 이 공장은 지난해 말 200억원을 투입해 펄프 공정의 보일러 굴뚝에 저감장치인 스크러버(Scrubber) 설치를 완료한 상태다. 대표적인 악취 유발 시설인 보일러 굴뚝에 일종의 여과장치를 추가하면서, 무림P&P 측은 일대 악취를 일으키는 물질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거라 장담해왔다.

그러나 이 설비가 설치된 지 불과 수개월만에 또다시 악취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주민들은 “무슨 시설을 설치했다기에 기대를 했는데, 나아진 게 하나도 없다”고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무림P&P 악취 문제는 단순히 주민들의 ‘심리적 요인’이 아니다. 실제 기준치를 초과하는 악취물질이 배출돼 적발되기도 했다.

울주군에 따르면 최근 무림P&P 울산공장 정문과 옥상에 있는 악취물질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센서에는 ‘나쁨’ 상태가 지속적으로 감지됐다. 지난달 17일 울주군은 무림P&P 경계부지에 있는 무인포집기를 작동시켰고, 기준치에 육박하는 복합악취물질이 배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민원이 잇따르는 상황을 감안해 이튿날인 18일 울주군은 직접 무림P&P 울산공장 굴뚝에서 직접 포집을 했고, 울산시 보건환경연구원 분석 결과 기준치의 2~3배에 달하는 복합악취물질 배출이 검출됐다.

울주군은 무림P&P 측에 오는 8월 30일까지 시설 개선명령을 내린 상태다. 지난해 7월 기준치 초과로 내려진 개선명령에 이어 10개월만의 행정명령이다.

울주군 관계자는 “악취방지법 위반으로 2년 이내 4차례가 적발돼야 조업정지 명령을 할 수 있는 현실”이라면서 “무림P&P는 악취 민원 다발지역으로 지난해 정문과 옥상에 악취 감지 센서 2개를 설치한 데 이어 올해 2월 부지경계 2곳에 무인포집기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 적극적으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림P&P 측은 저감장치의 설치상 문제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림P&P 관계자는 “저감장치를 설치한 뒤 시험 가동할 때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으나, 최근 들어 다시 조금씩 악취가 발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장치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이상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으며,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정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설치된 저감장치 정비뿐만 아니라 노후 공장의 악취 저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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