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8만명 대상…'백신 스와프'로 확보한 화이자로 13일부터 접종
서울·경기 자율접종도 13일부터…택배기사·환경 미화원 등 우선
확진자 급증한 2030 접종확대 주장도…"전파차단 방법 될 수 있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천200명대로 치솟으면서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백신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백신을 한 차례 이상 맞은 사람이 아직 30%로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한 인도 유래 '델타형' 변이까지 급속도로 퍼지면서 확산세 차단과 동시에 '신속한 접종'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8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 등에 따르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의 교육·보육 종사자, 초등학교 1∼2학년 교직원 및 돌봄 인력은 이날 0시부터 화이자 백신 접종 일정을 예약할 수 있다.

당초 이들은 이달 28일부터 접종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보름가량 앞당겨졌다.

우리 정부가 이스라엘이 보유한 화이자 백신 70만회분을 먼저 제공받고 오는 9∼11월에 이를 순차적으로 갚는 이른바 '백신 스와프'(백신 교환) 협약을 체결하면서 일부 물량을 조기에 확보한 데 따른 조치다.

전날 국내에 도착한 이스라엘 제공 화이자 백신은 다음 주부터 접종 현장에서 쓰인다.

이날부터 사전 예약을 하는 교육·보육 종사자 약 38만명은 오는 13일부터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2차 접종은 3주 뒤인 8월 첫 주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대상자에게는 개별적으로 안내 문자가 발송됐으며, 오는 10일 오후 6시까지 예약하면 된다.

이스라엘 제공 화이자 백신 가운데 일부는 서울, 경기지역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접종에 활용된다.

정부는 앞서 3분기 접종 계획을 공개하면서 지자체별 인구 구성, 산업 구조, 주요 행사 등 특성이나 방역 상황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물량을 배정해 접종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스와프 협약' 이스라엘 공급 화이자 백신 인천공항 도착 연합뉴스

우선 13일부터는 서울 20만명, 경기 14만명 등 총 34만명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접종이 이뤄진다.

서울에서는 여러 사람과 자주 접촉하는 직군인 학원 종사자, 운수업 종사자, 택배 기사, 환경미화원 등을 대상으로 우선 접종한다.

경기 역시 학원·교습소 종사자, 버스·택시 운수종사자, 택배기사(집배원 포함), 환경미화원 등 4개 직군에 대해 우선 접종할 예정이다. 접종은 13일부터 24일까지 도내 48개 예방접종센터에서 이뤄진다.

경기에서는 약 17만여 명이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추산되는데 만약 희망자가 할당된 물량(14만명분)보다 많을 경우 이달 말 추가로 이뤄질 자율접종 때 최우선 순위에 둘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20∼30대 젊은 층에 대한 접종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1천212명) 가운데 20대와 30대는 각각 336명, 214명으로 이를 합치면 550명(45.4%)이다. 절반 가까이가 20∼30대인 만큼 이들 연령층의 접종률을 높여 감염 예방 효과를 끌어내야 한다는 취지다.

실제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6일 열린 수도권 방역 특별점검 회의에서 "활동 반경이 넓고 활동량이 많은 젊은 층에 우선 접종을 할 수 있도록 서울시에 더 많은 백신을 배정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확산세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근본적으로는 백신 접종을 확대해야 한다"며 "50대부터는 남은 백신을 연령순으로 맞히지 말고 감염 확산의 경로에 있는 20∼30대에게 전략적으로 우선순위를 두고 접종하는 게 전파 차단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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