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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어떤 것도 시민의 안전과 건강에 우선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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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건 변호사
  • 승인 2021.08.0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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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 가져
정부·울산시, 임대주택 공급계획 대폭 수정 or 철회하길
야음근린공원, 보존이나 당초 취지대로 녹지 숲 조성해야

 

최건 변호사


울산시민들이 최근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역현안 중 하나는 야음근린공원 개발 문제일 것이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지만 간단하게 그 배경을 설명드리면 울산 남구 야음동과 여천동 인근에 위치한 총 면적 83만6,453㎡인 야음근린공원은 정부에 의해 1962년 4월께 공원부지로 지정됐으나 약 60년 동안 집행되지 아니한 채 공원으로 개발되지 않았다. 사실상 방치됐다. 그런데 원칙적으로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법률에 따라 공원구역 내에는 개발행위 등이 금지되나 위 야음근린공원 내에는 관계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소규모 개발이 진행됐을 뿐 아니라 체육시설, 도서관, 학교 등 공공시설들도 설치됐다. 즉, 야음근린공원은 공원으로서의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난개발이 돼 울산시는 오랫동안 골머리를 앓아왔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2020년 7월 1일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 시행으로 인해 야음근린공원은 공원시설에서 해제돼 현재 아무런 제약 없이 개발행위가 가능한 상태이다. 이에 향후 약 250만 평 상당의 대규모 부지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이냐를 놓고 울산시, 울산시민, 여러 단체들의 의견이 나뉘고 있다. 

당초 울산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일몰제 시행 이전인 2019년 5월께 위 공원 부지에 4,300여 가구 규모의 임대주택을 지어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토부 역시 위 계획을 뒷받침하기 위해 야음근린공원 일대를 임대주택 촉진지구로 지정하면서 관련 용역을 진행했다. 그런데 많은 시민들의 반대가 있자 울산시는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명목으로 일시적으로 임대주택 개발 사업을 중단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울산시 입장도 이해는 간다. 야음근린공원 내 부지는 대부분 사유지인 까닭으로 다시 공원시설로 재지정하기 위해선 천문학적인 토지 보상금이 소요될 뿐 아니라 타 시‧도의 전례에 비추어 공원 내 토지 소유자들과의 줄소송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와 울산시는 야음근린공원 내의 토지 소유자들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낸 것이 아닌가 짐작한다. 

모든 정책이 완전무결할 수는 없고 절대로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정책을 담당하지 않는 사람이 여러 사정을 도외시한 채 무책임하게 주장만을 내세우는 것은 비판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필자는 정부와 울산시 임대주택 공급계획은 대폭 수정 내지 철회돼야 하며 야음근린공원은 당초 취지대로 공원 내지는 녹지 숲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다. 

울산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암 발생률이 다른 산업단지의 그것보다 높다는 통계자료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울산지역의 대기질은 타 도시에 비해 상당히 좋지 않은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60여 년 동안 여천동 석유화학공단과 삼산동을 가로지르는 야음근린공원은 대기 내의 발암물질을 차단하는 이른바 ‘차단녹지’의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중국 발 ‘미세먼지 완화’하는데도 상당한 기여를 했다. 

물론 보존보다 개발을 우선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기존의 울산대공원과 역할이 중복된다거나 중심가에 공원을 두는 것은 효율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임대주택 공급이 필요하다고도 한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혼잡하고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 중 하나인 뉴욕 맨해튼 역시 중심가에 센트럴파크 공원을, 영국 런던도 중심가에 하이드파크 공원을 각 보유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울산 역시 시내 중심가에 녹지 공간을 가지는 것이 불필요하거나 중복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게다가 2019년 기준 울산의 주택보급률은 111.5%로 국내 다른 지역보다 높다. 즉, 울산 지역의 부동산이 상승하는 것은 주택공급이 부족해서가 아닌 다른 요인들로 기인한 것으로 야음근린공원에 대규모 임대주택을 세워야 할 필요성 역시 높지 않다. 

모든 것을 다 떠나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진다. 또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환경보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는 우리나라 헌법 제35조 제1항에 규정된 내용일 뿐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당연히 영위해야 할 권리일 것이다. 필자는 소위 환경론자도 아니고 환경 보존이 모든 것에 우선해야 한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시민들 안전 및 건강, 그리고 쾌적한 환경에 생활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면 야음근린공원은 보존되거나 당초 취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사업이 진행돼야 할 것이다. 

(최건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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