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정욱 시인  
 

여보, 지금 먹는데 맛있어? 지렁이가 제일 맛있어, 당신도 먹어봐. 지렁이보다 거미가 더 맛있어. 상어는 어때? 상어는 식감이 너무 부드러워, 그러나 상어보다도 나는 거미가 더 맛있어. 어, 작은 악어도 함께 따라왔네. 작은 악어는 내일 당신이 먹어봐. 싫어, 나는 악어가 싫어, 당신이나 먹어. 그러지 말고 오늘 내가 여러 가지를 먹었으니까 당신이 내일은 악어를 먹어 보시라구~,요. 그래, 그러면 남겨 둬. 내일 내가 거미를 포함해서 지렁이도 상어도 그리고 함께 딸려 온 작은 악어까지 함께 먹어 볼게. 그런데 물방개도 풍뎅이도 잠자리도 있었으면 좋겠어. 다리를 하나하나 떼어 먹으면 얼마나 맛있을까. 음, 그런데 당신은 나보다 더 엽기적인 면이 있는 것 같은데, 음, 그렇지만 맛있기는 할 것 같네.



나정욱

1990년 『한민족문학』 등단. 한국작가회의·울산민예총·울산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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