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울산 남구 신정시장을 찾은 손님들이 전통시장 농축산물 소비촉진 쿠폰지원 사업과 관련해 온누리상품권을 환급받으려고 줄을 서 있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 농축산물 소비촉진 쿠폰지원’ 사업이 상인들 간 ‘형평성 논란’에 휩싸였다. 참여 전통시장과 업체 선정 절차가 공평하지 못했다는 건데, 일부 상인들은 추석 명절 대목을 앞두고 극심한 피해를 호소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14일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최근 국내 농축산물 내수 회복과 추석 명절 체감물가 안정을 위해 ‘2021 전통시장 농축산물 소비촉진 쿠폰 지원’ 사업이 진행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예산 16억원으로 지난 9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진행되는 이 사업은 전통시장에서 ‘국산 농축산물’ 판매 점포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금액에 따라 최대 2만원 상당의 온누리상품권을 되돌려받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 △1만7,000~3만4,000원 미만 5,000원 △3만,4000~5만원 1만원 △5만~6만7,000원 1만5,000원 △6만7,000원 이상 2만원의 온누리상품권이 지급된다.

전국상인연합회와 손을 잡고 시행하는 이 사업은 전국 모든 전통시장에서 진행되는 게 아니다. 

전국상인연합회에서 선정한 44곳에서만 실시되는데, 울산에서는 △신정상가시장 △야음상가시장 △태화종합시장 △구역전시장 △수암상가시장 △남목마성시장 등 6곳이 선정됐다. 

이들 모두 전국상인연합회 소속 전통시장으로, 농축산거래 점포수 등이 기준이 됐다. 시장마다 3,000만원씩 지원되는 사업은 전통시장 안에서도 국산 농축산물을 판매하는 점포만 참여할 수 있는데, 울산지역 참여 점포는 110여곳이다.

문제는 모든 전통시장이 전국상인연합회 소속이 아닌 데다, 전국상인연합회가 있는 시장 안에서도 정보 공유 등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손님들이 혜택’을 찾아 사업 참여 점포로만 쏠리면서 배제된 상인들의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남구 신정동 ㈜신정시장은 이번 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신정상가시장과 맞닿아 있다. 이곳은 전국상인연합회 소속이지만 사업 추진에 대한 사전 공지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번 사업에서 배제되면서 상인들 사이에서 불만이 쏟아졌다.

이곳에서 10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는 한 상인은 사업에 대한 질문을 받자마자 “그 얘기 하면 욕 나온다”면서 “이번 명절 장사는 다 망쳤다”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는 “손님들이 상품권을 주느냐고 물어보는데, 사업 참여 점포가 아니라고 하면 이해를 못하고 결국 환불하는 손님도 있다”며 “행사 취지는 좋지만, 이정도면 변색됐다고 봐야 안되겠냐”고 꼬집었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 재난지원금 풀리고 명절도 와서 좀 좋아지려나 싶었더니 이 사업 때문에 매출에 직격탄을 맞아 이번 추석에는 반토막이 날 것 같다”고 속상함을 드러냈다.

사업 대상에 선정된 전통시장에서도 상인회 회원 점포가 아니라는 이유로 사업에서 배제되긴 마찬가지다.

사업 대상 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고 있지만 상인회 소속은 아니라는 한 상인은 “공평하고 공정하게 선정해야 하는데 오히려 상인들 간 싸움만 부추기는 꼴”이라며 “똑같이 사업자 내고, 세금 내고 있는데 선정된 전통시장 상인회 상인만 혜택 받는 건 편 가르기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선정된 전통시장에서 상인회 소속으로 장사를 하면서도 이같은 사업 내용조차 알지 못해 참여하지 못했다는 이들도 있다.

또다른 상인은 “상인회에서 홍보 방송을 했다는데, 장사한다고 정신없는 와중에 방송으로만 해서 어떻게 아느냐”며 “뒤늦게 알고 상인회 소속이니 당연히 되겠거니 찾아가니 안 된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추가 신청이라도 해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했다”며 “지난 주말 이틀 동안 이 행사 때문에 환불해준 상품값만 100만원 가까이 된다”고 토로했다.

aT 측은 전국상인연합회와 함께 추진한 사업이다 보니 미처 챙기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 추진의 미흡한 점을 인정하면서 내년에는 보완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T 관계자는 “전국상인연합회 소속 전통시장 내에서 국산 농축산물을 판매하는 점포라면 누구나 이 사업 참여 신청이 가능하다”며 ”이 부분은 다시 전국상인연합회에 안내를 하겠다”라고 전했다.

이어 “아직 사업 초기 단계라서 부족함이 보일 수 있다”며 ”현재 나오는 문제점들을 최대한 반영해 다음에는 만족할 수 있게끔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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