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현대백화점보다 넓은’ 상업시설 직영...5개층·4만3,000㎡ 이상 

트레이더스 등 그룹 유통시설 유치...영화관·아쿠아리움 등 편의시설 확대 

애매모호한 비교수치, 소통 외면...‘역풍’ 맞나

오피스텔 언급 없고 지역백화점 대비 면적 팩트체크 필요

송철호 시장 “울산시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 발표 유감” 

 

   
 
 

㈜신세계가 울산혁신도시 부지에 오는 2026년까지 기존 ‘울산 롯데·현대백화점보다 넓은’ 스타필드형 쇼핑몰을 준공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찬반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역풍이 부는 분위기다.
백화점을 짓겠다던 약속을 깬 채, 상업시설이 10%에 불과한 49층짜리 오피스텔을 지어 분양 장사를 하겠다던 개발 계획으로 공분을 산지 석 달 여 만에 다시 내놓는 발표인데도 먹튀 논란으로까지 번진 오피스텔 문제는 아예 언급하지 않았고, ‘롯데·현대백보다 넓다’는 비교 수치조차 애매모호할 뿐더러, 지역사회와의 사전 협의과정도 생략됐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신세계가 당장 다음달 열리는 국회 국정감사 때, 정유경 총괄사장이 증인으로 채택되는 상황(본지 9월16일자 1면 보도)을 모면하는데만 급급해 이번에도 ‘꼼수’로 급조한 계획안을 발표한 거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신세계는 16일자로 지역 언론에 ‘울산혁신도시 부지 개발계획(안) 발표’ 자료를 보내왔다. ‘신세계(스타필드형 쇼핑시설) 울산혁신점 계획(안)’이 포함된 총 2쪽 분량의 페이퍼다.
오는 2026년까지 울산혁신도시 부지에 스타필드형 쇼핑시설을 준공하는 것이 목표이고, 상업시설은 신세계가 직접 운영한다는 게 핵심이다.

실제 ㈜신세계는 “상업시설은 총 5개층 이상, 면적 4만3,000㎡(1만3,000평) 이상으로 기존 울산백화점들 면적 대비 크게 조성할 계획”이라며 “상업시설은 신세계가 직접 운영하고, 트레이더스 등 신세계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유통시설을 유치해, 코로나19 시대 새로운 리테일 형태의 뉴포맷 상업시설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개발 과정에서 울산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해 어린이극장, 영화관, 서점, 키즈체험시설, 아쿠아리움 등의 선호 편의시설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선 “올해 안에 건축설계를 시작해 관련 인허가를 거쳐 2022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늦어도 2023년 상반기 중에 착공해 2026년 준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향후 오픈시점에 매장 콘셉트에 부합하도록 ‘신세계쇼핑몰 울산혁신점’처럼 ‘신세계’라는 네이밍을 사용한 새로운 명칭을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세계는 그룹 내 유통시설 중심의 쇼핑시설 건립을 통해 지역 경제활성화는 물론 지역민과 함께 성장하는 울산 혁신도시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 6월 말 상업시설이 10%에 불과한 오피스텔 개발 계획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신세계는 2013년 555억원에 매입한 울산혁신도시 부지 2만4,332㎡에 8,00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7년까지 지하 7층~지상 49층, 연면적 33만6,600㎡ 규모의 복합라이프스타일센터를 건립하겠다는 ‘울산혁신도시 복합상업시설 개발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상업시설은 전체 49층 중 3개층에 불과하고, 연면적 역시 전체의 10%인 3만3,000㎡(오피스텔은 17만4,900㎡)에 그친 탓에 ‘오피스텔 분양 먹튀’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신세계 부지는 기존 시가지 차별화할 지역 랜드마크 조성을 위해 지정된 ‘특별계획구역’인데 이 취지에 정면 위배된다는 이유였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볼 때 ‘스타필드형 쇼핑몰 조성’이라고 명시한 ㈜신세계의 발표는 지난 개발 계획보다는 진일보해 보인다.
그러나 ㈜신세계가 이번 계획안에서 ‘기존 울산백화점들 면적 대비 크게 조성한다’며 △신세계 1만3,000평 이상 △현대백화점 울산점 7,868평 △롯데백화점 울산점 9,063평이라는 비교 수치를 제시한 것을 문제 삼으며 팩트체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상업시설 외 ‘분양 먹튀’ 비판을 초래한 오피스텔의 경우 어느 정도 규모로 짓겠다는 건지에 대한 언급은 아예 빠졌다. 지역사회와 소통하지 않은 ㈜신세계의 일방적인 발표 방식을 둘러싼 지자체의 유감 입장 표명도 잇따랐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신세계의 이번 발표는 울산시와 어떤 사전 협의도 소통과정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유감”이라면서 “신세계는 지금부터라도 부지 개발 관련 소통에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시도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고 혁신도시 시설 기준에 맞는 신세계 부지 개발 계획이 세워지고 수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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