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지순례객들이 이스라엘에 가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어떻게 이 땅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성서에서 표현하고 있는 이스라엘 땅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메마르고 척박하기 때문이다. 
‘가나안 땅을 일컬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느님의 약속을 의지하며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정복한 것처럼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과정을 마치 신앙생활을 위한 영적인 전쟁처럼 여겼다는 얘기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는 표현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선 이스라엘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좋은 땅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부터 버려야 한다. ‘무엇이 꿀보다 달겠느냐’는 표현처럼 성서는 달콤한 것을 비교하는 여러 가지 표현에 꿀을 인용했다. 잠언에서 꿀은 즐거움과 건강함을 주는 선한 말에 비유되고 있다(잠언 16·24 참조). 
경기 성남시 대장동개발 사업을 둘러싼 각종 의혹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화천대유하세요’라는 웃지 못할 유행어가 등장할 만큼 국민적 상실감과 허탈감이 크다. 도박판에서도 보기 힘든 1,153배의 돈벼락을 맞은 변호사도 있다. 특혜를 토대로 번 돈으로 돈 잔치를 벌였다. 직원이 14명뿐인 기업이 전직 대법관, 검찰총장, 검사장 등을 줄줄이 영입해 최고 연 2억원의 고문료를 줬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아들 곽병채씨는 퇴직금 및 성과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31세 청년이 6년간 근무하고 퇴사하면서 받은 보상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고액이다. 
대장동 의혹의 본질 자체는 단순하다. 원주민이 땅을 싼값에 수용해 비싸게 판 것이다. 이 과정에서 번 돈을 공공(1,800억원)이 아닌 화천대유 등 민간 (4,000억원대)이 압도적으로 많이 가져갔다. 그들에게 대장동은 젖과 꿀이 넘쳐흐르는 땅이다. 그 꿀 냄새를 맡은 정치권과 법조계 유력 인사들이 모여들어 단물을 빨아왔다. 특검에 맡겨 의혹을 낱낱이 밝히는 일만 남았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