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 이달부터 스쿨존 ‘거주자 우선주차’ 15개소 198면 폐지
  주차난 심각한 신정동 주민 별다른 대안 없어 예전처럼 주차
“신정초 뒤편 150m 구간  출입구 없어 학생들 통행 전무한 곳
  아무런 조처 없이 주차면만 폐지하고 단속 강화 비효율적 행정”

  남구 “학생 다니지 않는 안전 구간 등 확인 현실적 대안 찾을 것”

 

   
 
  ▲ 13일 오후 울산 남구 신정초등학교 뒤편 어린이 보호구역 골목 직선 150m 구간. 한쪽 편으로 차량들이 줄지어 주차 돼 있다.  
 

10월부터 시행된 주차장법으로 울산 남구 신정동 초등학교 일대 거주자 우선주차면이 폐지되면서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폐지된 주차면 중 절반 가량이 신정동 초등학교 일대에 밀집해 있어 인근 주민들은 주차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13일 오후 울산 남구 신정초등학교 뒤편 골목 직선 150m 구간. 한쪽 편으로 차량들이 줄지어 주차 돼 있었고, 차량이 서 있는 도로 바닥은 급하게 검은 폐인트 등을 덧 댄 자국과, 흰색 도색을 벗겨낸 흔적들이 눈에 띄었다.
이 구간은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으로 지난 10월부터 시행된 주차장법에 따라 주차가 불가능한 곳이다. 하지만 법 시행 이전처럼 차량들이 주차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같은 모습은 월봉초등학교 인근에서도 볼 수 있었다.
남구는 지난 8월 30일 어린이보호구역 내 노상주차장 폐지 행정예고를 공고했다. 대상은 총 15개소, 198면인데, 이 중 △신정초등학교 38면 △중앙초등학교 22면 △월봉초등학교 31면 △월평초등학교 4면 등 신정동만 남구 전체 폐지면의 절반에 가까운 95면이 폐지됐다. 이 때문에 평소에도 주차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왔던 남구 신정동 주민들이 별다른 대안을 찾지 못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법 시행 이전처럼 주차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취재진이 확인한 신정초 뒤편 150m 구간은 대단위 아파트와 학교 사이 골목 구간으로 아파트와 학교로 들어가는 출입구가 없어 사실상 학생들의 통행 필요성이 전무한 곳이다. 그럼에도 이 구간 23면의 주차면이 폐지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민들은 이번 주차면 폐지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비효율적 행정이라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인근 주민 A씨는 “학교와 아파트 사이 구간은 사실상 죽은 구간이나 마찬가지여서 주차면으로 활용하면 일대 주차난도 해소하고 오히려 학교 주변 통행도 더 원활해 질 수 있다”며 “현장상황을 제대로 확인했다면, 주차면을 이렇게 막무가내로 폐지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주민 B씨는 “신정초 일대는 주차면 폐지 이전에도 만성주차난이 있었던 지역”이라며 “법 시행을 위해 주차면을 폐지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사전에 주차장 건설이나, 주차면 확보 등 대안을 마련했어야 하는데, 아무런 조처도 없이 주차면만 폐지하고 단속만 강화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남구도 주민들의 민원이 봇물처럼 쏟아지자 학교 측과 협의를 통해 주차면 확보해 힘을 쏟고 있지만, 신정동 지역은 원활하게 해결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신정초등학교에도 학생들의 통행이 없는 구간에 대한 주차 협의를 요청했지만 “학생들의 안전이 우선해야 한다”는 내용의 회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정동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폐지된 주차면이 많지 않고, 학교측과의 협의를 통해 급한 불은 끄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구 관계자는 “주민들의 불편함은 이해하지만 개정된 법을 준수하지 않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학생들이 다니지 않는 안전한 구간 등을 확인해 현실적인 대응 방안을 찾기 위해 힘쓰고 있으며, 예전부터 시행하고 있는 내 집 주차장 보조사업 등을 통해 조금씩이라도 주차난 문제를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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