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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시민이 주도하는 자치분권 2.0 개막 (2)행정권한 시민과 나누는 주민자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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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주희
  • 승인 2021.10.25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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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산시의 마을자치회 활동을 소개하고 공유하는 마을자치한마당축제. 논산시 제공  
 
   
 
  ▲ 읍면동장시민추천공모제에 따라 직접 표를 행사하고 있는 논산 시민. 논산시 제공  
 
   
 
  ▲ 논산시 주민자치센터 운영 위?수탁 협약식 장면. 논산시 제공  
 

‘자치와 분권’이 시대정신으로 떠오르면서 주민주권에 기초한 풀뿌리 민주주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지만 행정적, 제도적으로는 아직 미비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읍·면·동의 마을 공동체를 스스로 다스리는 주민주권의 실현이 자치이며, 중앙정부의 권력과 권한을 지방정부에, 지방정부는 그 권력과 권한을 주민에게 돌려주는 것이 바로 분권이다.


하지만 주민자치의 대들보 격인 읍·면·동 주민자치회 실시 법률은 32년 만에 전부 개정된 지방자치 법안에 반영되지 못했고, 주민자치회는 7년이 넘도록 시범 실시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있다.

71년 전 제정된 ‘지방자치법’의 제1조 목적은 ‘지방의 행정을 국가의 감독하에 지방주민의 자치로 행하게 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민주적 발전을 기함’이라고 명시했다. 읍·면에는 지방의회를 주민선거에 의해 구성하고 동·리장도 주민 직접 선거로 선출하도록 했었다.

이후 5·16 군사쿠데타 당시 중단된 주민자치 정신과 동·리장의 주민 선거는 21세기인 현재에도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시민이 단순히 유권자로서의 역할을 넘어 시정에 직접 참여하고 지역의 변화를 이끄는 주체로 거듭나기 위해 마을자치회와 시민추천공모제 등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활성화 하고 있는 논산을 찾아봤다.

#주민에게 더 많은 권한과 참여를, 논산형 풀뿌리 민주주의

더 많은 권한을 더 많은 참여로 주민에게 돌려주기 위해 앞장서 달려가고 있는 곳이 있다. 논산시는 풀뿌리 주민자치 실현의 첫걸음으로 자치분권 실현을 위한 ‘혁신 마을자치’ 정책을 펼치며 논산형 마을자치 모델을 구축해나갔다.

읍·면 단위의 주민자치회와 별도로 마을 단위까지 자치회가 구성돼 있는 곳은 많지 않다. 논산시는 지난 2018년 전국 최초로 논산시 동고동락 마을자치회를 결성하고 운영 조례를 제정했으며, 2019년 관내 모든 마을에 ‘마을자치회’를 마련했다. 총 494개 자치회에서 6,000여 위원들이 활동을 하고 있다.

마을자치회는 공동체 생활, 안전, 교육, 문화, 환경 등 넓은 영역에서 주민 간 의견을 나누고 갈등을 조정하는 마을 단위의 협의체로 시민이 마을의 중요한 일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논산형 풀뿌리 주민자치 실현의 핵심이다.

처음부터 주민들의 반응이 적극적이거나 호응도가 높지는 않았다. 이에 시는 마을의 주인인 주민이 더욱 많은 권한을 갖고 적극적으로 마을의 일에 참여할 수 있도록 주민세를 환원해 1개 분야 사업 당 300만원을 지원하고 스스로 기획한 사업들을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마을이 함께 아이를 봐주는 공동 육아 또는 다문화 가정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기 위한 생활상담, 청소년 보호 캠페인, 나눔장터, 공부방 등 마을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활동들이 주민 주도로 펼쳐지고 있다.

마을자치회 활동과 함께 논산시는 전국 최초로 마을자치한마당축제도 개최했다. 관내 마을자치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업을 소개하고, 공유하며 한층 성장한 마을 자치의 면모를 내보이는 축제의 장이다.

이 자리에서 타운홀미팅을 통해 주민이 읍면동장을 직접 선출하는 읍면동장시민추천공모제가 70%가 넘는 찬성을 받았고, 그 해 말 전국 최초로 15개 모든 읍·면·동에서 시민추천공모제를 실시했다.

주민들은 읍면동장 후보로 나선 공직자들은 마을의 운영계획 등에 관한 정견을 듣고 질의답변의 시간을 거쳐 마을을 이끌 읍면동장을 직접 선출했다.

주민들이 직접 선출한 읍면동장과 긴밀한 협력관계가 구축돼 마을 발전에도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주민들은 마을 자치를 이끌어 가며 직접 시정에 참여하고 결정하는 경험을 통해 마을자치가 ‘행정’을 발판으로 풀뿌리 주민자치를 실현하는 핵심 가치라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이와 함께 논산시는 15개 읍면동 주민자치회에도 더 많은 권한을 부여했다. 지난 8월 주민자치 업무 전반에 이르는 권한을 이양하면서다.

주민자치회에 주민자치업무와 사무국 운영,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운영 관리 뿐만 아니라 인사권을 부여해 주민자치 역량 강화와 마을공동체 복원을 주민자치회 주도로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제 주민자치회는 주민자치회의 회의, 계획 등을 원활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총무를 관 개입 없이 스스로 선발해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으며, 시에서는 주민자치회 총무를 대상으로 실무교육 등의 역량강화를 통해 주민주권이 강화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주민이 마을의 주인, 정부는 주민 뒷받침하는 플랫폼 역할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이자 3선의 황명선 논산시장은 “사회 양극화와 개인주의, 각종 지역 문제가 급증하면서 지역공동체와 마을공동체의 중요성과 역할이 대두되고 있다”며 “논산형 주민자치는 자치와 분권을 통해 이러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 주민의 더 나은 삶을 만드는 것에서 나아가 공동체 회복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 시장은 “과거 정부가 앞장서 추진한 경제정책과 복지정책은 시민을 규제, 지시하는 대상으로 두고 추진됐다. 하지만 이제는 행정의 소비자인 시민이 직접 행정에 관여하고, 함께 운영하며 감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주민들이 사업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도록 플랫폼의 역할만 하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황 시장은 △주민참여예산제 △마을자치활동 △읍면동장시민추천공모제 등의 선제적 도입에 도전했다.

그는 “제도를 도입하기 전 기존의 읍면동장님들께서도 후보로 나서야 한다는 부담감과 시장 권한 축소 등에 관해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면서도 “주민에게 더 많은 역할과 권한을 부여하면서 확신이 생겼다. 마을의 일을 가장 잘 아는 주민이 주인으로서 역할을 하고, 책임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더 행복한 마을,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드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동안 시민을 행정의 수혜자에서 주체자로 확대하는 ‘시민중심의 자치분권 플랫폼 정착’을 위해 노력했다”며 “이제는 다양한 주민참여 기회를 보장하고, 주민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상향식 마을사업방식을 정착시키고, 마을공동체를 더욱 활성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민자치회와 전국 최초로 구성·운영 중인 494개 마을자치회와의 연계를 확고히 함으로써 공동체 민주주의 도시를 만드는 데 든든한 역할을 해 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사람과 사람을 잇고, 마을과 마을을 잇는 연결고리로서 더불어 살아가는 동고동락공동체를 회복하는 중심에는 주민자치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선출직 단체장으로 주민주권 강화가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선출직 단체장은 더 나은 시민의 삶, 더 나은 지역사회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잠시 시민분들의 권한을 위임받은 것”이라며 “이제는 시민이 단순히 유권자로서의 역할을 넘어 더욱 적극적으로 시정에 참여하면서 지역의 변화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주체다. 시민이 주인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돌려드리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방자치법 개정안에 주민자치회 조항 삭제와 관련해선 “주민자치회 조항은 풀뿌리 주민자치의 핵심”이라며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차원에서도 후속적인 입법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건의해 나갈 계획이다. 주민자치회의 효율적 운영과 풀뿌리 민주주의 구현을 위한 주민참여기구로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이를 통해 주민들의 자치의식과 역량을 강화해 주민자치회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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