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은신 단편소설집 <고흐의 변증법>  
 

울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심은신 소설가가 두 번째 단편작품집 <고흐의 변증법>(산지니)을 냈다.
이 작품집에는 표제작인 ‘고흐의 변증법’외에도 ‘떼까마귀’‘봄날의 아가다’ ‘알비노’‘초롱아귀’‘아버지의 눈’ ‘인디고 블루’‘구라미’ 등 모두 8편의 단편이 실렸다.
울산의 태화강이 배경인 ‘떼까마귀’는. 아시아 조류박람회 사진전 기획을 맡은 혁신도시 입주 공공기관의 팀장이 철새 사진 전문작가에게 자문을 받으면서 떼까마귀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바로잡고, 떼까마귀의 터전인 아누르강과 얽힌 사연에 점점 빠져드는 이야기다. 낯익은 지명과 행사, 철새처럼 먼 길을 날아와 전해진 팀장과 사진작가의 인연도 눈길을 끈다.
이번 작품집에서 눈여겨 볼만한 점이 있다. 넓어진 작가의 문학적 공간이다. ‘떼까마귀’의 공간은 울산을 넘어 멀리 러시아 아무르 강과 연결된다. 신혼 여행지로 여행을 떠난 정신과 여의사가 그곳에서 만난 무명 영화감독과 나눈 고흐의 이야기를 풀어낸 ‘고흐의 변증법’의 무대는 고흐가 사랑했던 도시 프랑스 아를이다. 펭귄의 생태를 관찰하는 연구원이 등장하는 ‘아버지의 눈’의 무대는 남극이다. 작가는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는 등장인물들의 삶과 일상을 생동감 있게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다.
심 작가는 이번 작품집을 통해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이 더없이 외롭고 막막하지만, 미미한 빛으로 전해지는 한줄기 희망을 선물하고 있다.
심은신 소설가는 지난 2016년 월간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문단에 나왔다. 현재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으며, 한국소설가협회, 울산소설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8년 첫 단편집 <마태수난곡>을 출간했고, 2018년 한국소설가협회 ‘신예작가’에, 같은 해 경북일보문학대전에서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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