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KTX역세권 복합특화단지 개발사업’ 주민설명회 파행
  지주협의체, 사업 추진 과정·개발 이익 등 의혹 제기
“현재 한화 땅은 길도 없는 임야…개인 땅과 값어치 달라
  개발사업 후 노른자 땅 가져가…이건 결코 공공사업 아냐
  시행사, 그동안 주민과 소통도 소홀히 해…무시하는 처사”

 

   
 
  ▲ 울산 KTX역세권 복합특화단지 도시개발사업 주민설명회가 24일 오후 울산 울주군 삼남읍 행정복지센터 3층 회의실에서 열린 가운데 토지 소유주들이 특정 기업체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우성만 기자  
 

“죽은 조상이 살아 돌아와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다. 공공, 공익 이야기하더니, 도대체 공익이 어디 있느냐. 한화에 특혜 주는 개발사업, 한화 땅에만 해라.”

24일 오후 울산 울주군 삼남읍 행정복지센터 3층 회의실에서 열린 ‘울산 KTX역세권 복합특화단지 도시개발사업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지주들은 분통을 터뜨리며 시행사인 SPC ㈜울산복합도시개발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울산복합도시개발은 울산도시공사와 울주군, 한화가 지분을 갖고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이다.

이날 설명회는 환경영향평가서 초안과 환지 및 토지보상 등 2건으로 나눠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참석한 토지 소유주들이 사업 추진 과정과 개발 이익 등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며 설명회는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일부 토지 소유주들로 구성된 지주협의체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과 울산 KTX역세권 복합특화단지 도시개발사업을 비교하며 “대장동보다 더한 사업”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대장동은 공모를 통해 민간업체를 선정하기라도 했지, KTX역세권 복합특화단지는 처음부터 ‘한화’로 콕 집어서 참여시켰다”며 “시행 주체인 SPC가 설립되기도 전에 한화에서 돈을 대고 사업을 추진하면서 ‘공공사업’이라는 프레임을 씌웠다”고 주장했다.

지주협의체 측은 “현재 한화가 갖고 있는 땅은 길도 없는 임야로, 개인 지주들이 갖고 있는 땅하고는 값어치 자체가 다르다”며 “그런데도 개발 사업 후에 한화는 사업 부지에 노른자 땅을 가져가는 걸로 돼 있는데, 도대체 개인 지주한테는 무슨 땅을 어떻게 준다는 거냐”고 지적했다.

이들은 “공공사업이라면서 산업시설용지를 넣어놨는데 여기에 뭐가 들어올지도 모르고, 토지이용계획을 보면 죄다 아파트가 들어서는 거 아니냐”며 “우리가 공공사업이라면 얼마 안 되는 돈 받고 토지 수용 당할 수밖에 없지만, 이건 결코 공공사업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곳곳에서는 “까딱 잘못하다가는 우리 땅 다 뺏길 판”이라며 거친 소리가 튀어나왔다.

한 토지 소유주는 “사업은 한화 땅에만 하고, 개인 땅은 그냥 빼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울산복합도시개발 측이 “주민들과 소통을 소홀히 했다”며 “우리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불만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 일부 토지 소유주가 흥분하면서 주민설명회를 진행하던 울산도시공사 관계자와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환경영향평가 초안 주민설명회 내내 특혜 의혹과 보상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1시간여 동안 이어졌다. 이후 환지 및 토지보상에 대한 주민설명회가 진행되자 참석자들은 “들을 필요가 없다”, “일방적으로 설명만 하고 절차상 다 했다고 할 게 분명하다”면서 설명회를 거부했다. 결국 이날 환지 및 토지보상 주민설명회는 사실상 파행됐다.

앞서 울주군의회 경제건설위원회는 울주군 도시개발추진단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울산 KTX역세권 복합특화단지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공공성 강화와 일부 기업의 특혜를 방지하고 주민 민원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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