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지방선거가 18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울산시장 선거 후보군에 지역 정가의 관심은 쏠리지만, 정작 지역사회에서 지방선거의 열기는 찾아보기 힘든 분위기다.
역대 지방 선거를 살펴보면 선거 1년 전부터 여야 후보군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해왔지만, 내년 지방선거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
지방선거에 앞서 내년 3월 20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기 때문이다. 한 해에 두 선거가 함께 치러진 것은 2002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대선의 결과는 지방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새 대통령이 5월 10일 취임하고 나면 불과 20여일 만에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역대 대통령들은 취임 후 최소 6개월에서 1년까지는 상당히 높은 지지를 받았다. 새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야 의원들은 내년 대선 승리가 곧 지방선거 승리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 울산 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대부분의 인사들은 본격적인 출마 레이스에 나서는 대신 다소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는 현역 송철호 시장이 재선에 도전한다. 송 시장은 내년 1월께 출판기념회를 구상 중인데, 이 때 출마를 공식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유일의 여당 국회의원인 이상헌(북구) 울산시당위원장은 ‘선거 6개월 전 시당위원장 사퇴’ 시한을 넘겨 송 시장의 공천 가능성이 높다.
검사 출신으로 관세청장을 지낸 김영문 동서발전 사장도 후보로 거론된다.
송 시장의 경우 2018년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하명 수사 의혹 사건에 기소된 만큼 재판 결과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서는 유일하게 김두겸 전 남구청장이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연일 공약을 발표하며 표밭갈이에 나서고 있다.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과 박맹우 전 시장, 박대동 전 의원 등은 아직 물밑에서 활동하고 있으나 일부는 조만간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역에서는 이채익(남구갑), 박성민(중구), 서범수(울주)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울산 발전을 위해 더 큰 봉사를 하고 싶다고 밝힌 3선 이채익 의원은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초선의 박성민, 서범수 의원은 우선은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매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진보 진영에서는 아직 뚜렷한 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현역들의 예비후보 등록 및 출마선언 등은 대선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2월 1일부터 시도지사 및 교육감 선거 예비후보자등록신청을 할 수 있지만 3월 9일 대선을 앞두고 시도지사 예비후보자등록신청을 하는 후보자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이후 경선을 거쳐 5월12일과 13일 이틀간 후보자등록 신청 후 6월 1일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이 같은 일정을 감안해 3월 9일 대선이 끝나면 곧바로 지방선거 체제로 돌입해 각 당별로 경선을 실시하고 4월중에 경선을 매듭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 시장 후보군이 현역의원 가운데 결정되면 해당지역 재보궐선거가 6월 1일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게 된다.
시장 선거는 야당을 중심으로 후보가 난립하는 양상인 데 반해, 울산시교육감 선거는 인물난을 겪고 있다.
진보 진영에서는 노옥희 현 교육감의 재선 도전이 점쳐지며, 권정오 전 전교조 위원장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보수진영에서는 김석기 전 교육감 정도가 언급된다.
대통령 선거에 묻혀 지방선거가 인물론과 정책으로 승패가 가려지지 못하고 대선 분위기에 휩쓸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들은 “대선에 집중된 민심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가 인물과 정책보다 ‘여당 싹쓸이’ 또는 ‘야당 싹쓸이’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대선에서 승리하는 정당의 경우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난립하고, 패배하는 정당은 인물난을 겪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