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골프장 인근 농장주, 북구청에 내용증명 형태 민원제기
골프장측, 길이 20m·높이 4m 그물망 설치했지만 무용지물
농장주 “경계목 벌목 필요해 더 허술해질 것…철제벽 등 보완 필요”
북구 “보완계획 제출받아 조속 해결”…골프장 “다각도 대책 고민”

 

   
 
  ▲ 13일 울산 북구 강동골프장 인근 농장에 수십개의 골프공이 날아들어와 있다.   
 
   
 
  ▲ 골프공이 날아올 것을 대비해 A씨가 사용하는 안전모  
 
   
 
  ▲ 감나무밭과 강동골프장 경계에 그물망이 쳐져 있는 모습  
 
   
 
  ▲ 11월부터 12월 초까지 골프장에서 A씨의 농장으로 넘어온 수십개의 골프공.  
 

울산 북구 강동골프장에서 날아오는 골프공으로 인해 안전사고와 재산피해 우려가 크다며 인근 주민들이 대안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티샷한 공 중 일부가 골프장 경계를 넘어 인접한 과수원까지 날아오면서 주민 불안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13일 울산 북구 신현동 산93번지 일원 감나무밭. 수십 그루의 감나무 아래로 흩어져 있는 흰색, 주황색, 연두색 등 형형색색의 골프공 수십개가 눈에 들어왔다. 감나무밭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잘 관리된 봉분이 있는데, 이곳에도 골프공이 여기저기 떨어져 있었다. 밭과 봉분에 떨어진 골프공은 봉분 너머 조성된 강동골프장에서 넘어온 것들이다.
이 골프장은 지난해 11월 22일, 울산시로부터 조건부 등록승인을 받고 임시개장 했는데 이후 농장으로 골프공이 날아 들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을 일찌감치 예상한 농장주 A씨는 앞서 지난해 3월 북구청에 “골프공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걱정된다”며 ”현장조사를 통해 차폐목과 충분한 높이의 보호장치를 설치해달라”고 선요청했다.
하지만 A씨의 요청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고, A씨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자 북구청에 내용증명 형태로 민원을 재차 제기해야 했다.

골프장 측은 지난달 초 농장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파악했다. 이후 연말께, 공이 넘어오는 경로를 예상해 길이 20m가량, 높이 4m의 그물망을 설치했지만 골프공은 여전히 농장으로 날아들고 있다. 그물망이 설치된 이후 지난 8일까지 약 10여일간 농장에 떨어진 골프공은 78개. 정작 그물망에 막혀 떨어진 골프공은 1개밖에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A씨는 8일자로 북구청에 내용증명을 또 한 번 보냈다. 4m 높이의 그물망으론 넘어오는 골프공을 막지 못한다는 내용이었다. 농장을 거슬러 올라가 골프장에 들어가면 티박스가 눈에 들어오는데, 티샷은 멀리 높이 날리기 때문에 어지간한 높이는 그냥 넘어간다는 거다. 게다가 경계목인 소나무 중 일부는 재선충병으로 인해 벌목을 해야해서 경계는 점점 더 허술해 질 수 있다며 철제벽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농장에서 작업할 때면 골프공이 골프장과 농장 경계에 있는 나무를 때리는 ‘따닥따닥’하는 소리가 자주 들린다”며 “농장 너머로 바로 물웅덩이 해저드가 있는데, 골프를 치는 이용객들이 공이 물에 빠지지 않기 위해 아무래도 농장쪽 방향으로 공을 치는 경우가 많은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위험하다고 더 이상 밭에 가지말라고 하는데, 그럴수가 있나. 안전을 위해 헬멧을 쓰고 있다”라며 “당장 이번 설에 성묘도 해야 하는데 공이 날아오지는 않을까 걱정이다”라고 한숨지었다.

거듭된 민원에 현장을 찾은 북구청은 A씨의 지적대로 보완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했다.
북구청 관계자는 “주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골프장측에 보완작업 등을 지속적으로 요청할 예정”이라며 “골프장측으로부터 구체적인 보완계획 등을 받아 조속히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강동골프장 관계자는 “주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방법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며 “조속히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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