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보류된 ‘온산국가산단 확장 사업’ 재추진하려면
<3> 비싼 분양단가에 입주 꺼리는 기업

수요조사 표본기업 5,100여곳 중 30곳만 `입주 의향'
울산지역 신규분양 산단 규모 감안 신중한 검토 필요

‘입주수요 저조’는 온산국가산업단지 확장 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결정타로 지목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기업들이 제2온산국가산단 입주를 꺼리는 이유로 ‘비싼 분양단가’와 ‘인근 산단 공급과잉’ 등을 꼽았다.
울산시 계획대로 사업을 재추진하려면 예타조사 평가 가중치의 30%를 차지하는 수익성(공공성은 70%)을 잡아야 가능하다. 더욱이 산단 수익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바로 ‘기업의 입주의향’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산단 입주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온산국가산단 확장은 어렵고, 이 경우 5년 9개월 뒤 포화 상태가 되는 사업장(산업)폐기물 공공매립장 신설도 묘연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3>편에서는 분양단가가 얼마나 비싼지, 인근 산업개발 수요는 어느정도나 되는지, 기업의 입주수요는 얼마나 낮은건지 짚어본다.

# 분양위험 ‘상’...입주수요 30곳 뿐·산업용지 32% 미분양 예측
우선 입주수요를 살펴보면 KDI가 예타조사 과정에서 표본기업으로 추출한 기업은 모두 5,104개사다. 이 중 1단계 전화조사에 응답한 기업은 2,422곳(47.4%)으로 직접권역인 울산·경남이 1,251곳, 간접권역인 부산·대구·경북·수도권이 1,171곳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들 중 “입주의향이 있다”며 면접조사에 참여한 기업은 30곳에 그쳤다. 모두 제조업종이고, 1곳을 제외한 나머지는 울산·경남 기업이다.
저조한 입주수요는 분양위험 ‘상’(높음)이라는 부정 평가로 직결됐다. ‘분양위험’은 입주수요의향 조사결과, 산단 입주요건 경쟁력, 최근 산단 수급동향, 인근 유사 산단 분양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평가한다.
그런데 제2온산국가산단 확장 조성부지 159만1,366㎡ 중 기업이 입주할 ‘산업시설용지’ 공급계획 면적은 82만8,470㎡에 달하는 반면, 수요면적은 56만1,714㎡(67.8%)에 그칠 것으로 추산되면서 분양위험 경고등이 켜졌다. 통상 미분양이 발생하지 않는한 5~10년 안에 분양대금을 회수할 수 있지만, 제2온산국가산단은 입주수요가 저조한 탓에 전체 유상공급면적의 77%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시설용지의 분양위험이 높아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게 KDI 판단이다.

# 온산 확장산단 ㎡당 분양가 53만여원 ‘경쟁력↓’...경남은 36만여원
제2온산국가산단 입주수요를 견인하려면 입주경쟁력부터 확보해야 한다. 이 경우 가장 먼저 신경써야 할 과제는 분양단가다. 왜일까.
해당 부지의 ㎡당 분양단가는 △산업시설용지 53만6,000원 △지원시설용지 95만원 △주거시설용지 38만5,000원 △공공시설용지 51만1,000원 등으로 제시됐다. ‘착공 후 2년이 경과한 2023년부터 분양을 개시’하는 전제 아래 이같은 분양가가 산출됐다.

이 중 문제가 된 건 산업시설용지 분양가격. 울산지역 산단의 ㎡당 산업시설용지 분양가격은 △에너지융합일반산단 28만8,000원(2016년) △울산테크노일반산단 44만2,000원(2016년) △울산하이테크밸리 36만5,000원(2015년) △길천일반산단 28만6,000원(2015년) △중산2차 일반산단 34만6,000원(2012년) 등이다.<표참조>
유사 산업단지 범위를 경남지역으로 확대하더라도 제2온산국가산단의 분양가는 비싸다. 경남의 ㎡당 평균 공급가격은 36만3,000원(농공단지 제외)이다.
단, 산업시설용지를 제외한 나머지 용지의 분양가는 경쟁력 있다고 판단됐다. 일례로 51만1,000원인 폐기물처리시설용지 분양가는 인근 경남(57만7,000원)보다 조건이 좋은 것으로 파악됐다.

# 길천산단 미분양 24.7%...울산권 신규산단 284만5,000㎡
울산의 산단 분양현황은 2020년 기준 미분양율이 1.5% 수준으로 전국 평균인 4.1%보다 양호한 상황이다.
이에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제2온산국가산단 내 산업시설용지의 분양률을 △2023년 19.9% △54.8% △86.2% △95.5% △2030년 100%로 추정했다.
하지만 KDI 의견은 달랐다. 울산 전체 미분양 면적이 96만6,000㎡에 달하고, 추가 공급 준비 단계인 산단까지 감안하면 ‘분양위험’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거다. 울산에선 분양면적을 기준으로 284만5,000㎡ 규모의 산단 신규분양이 예상돼 제2온산국가산단의 분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곁들였다. 현재 조성 중인 산단은 GW일반산단, 에너지융합일반산단, 울산하이테크밸리, 이화일반산단 등이다.
KDI는 예타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온산국가산단 확장 사업은 비교적 입지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있고, 사업시행지 인근에서 시행한 분양실적이 양호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면서도 “하지만 산업시설용지의 예정 공급가액이 인근 유사 산업용지보다 상당히 높은데다, 가장 최근 준공된 길천산단 미분양률이 24.7%에 달하고, 인근에 추가 산단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이 부정적 요소로 작용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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