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호흡기감염증 유발 RSV, 접촉·비말로 전파…기침·가래·발열·천명
  장염 유발 로타바이러스, 불결한 손 통해 감염…심한 설사 일으켜
“영유아 비말차단 신경 쓰고 청결 유지를…장난감 등 관리에 유의해야”

 

   
 
  ▲ 영유아 사이에서 급성 호흡기 감염증, 장염 등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2일 울산 한 아동병원에서 아이들과 보호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 진료 대기자가 많음에 따라 진료예약과 예방접종예약이 당분간 불가하다는 울산 한 아동병원 안내문.  
 

최근 영유아 사이에서 급성 호흡기 감염증, 장염 등이 확산하면서 울산지역 아동병원·소아과가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그칠 줄 모르는 가운데 어린 자녀들이 줄줄이 병원행이어서 부모들 수심이 깊다.

23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와 ‘로타바이러스’가 울산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선 아동병원·소아과에서는 “진료 대기자가 많아 당분간 진료·예방접종 예약은 안 된다”고 안내하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 22일 울산 한 아동병원. 진료실 안에서는 대성통곡하는 아이들을 달래는 의료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기실은 아픈 아이들과 보호자들로 북적북적했다. 이마에 해열패치를 붙이고 있거나, 손에 링거를 꼽고 있는 아이들도 있었다. 한 부모가 입원 가능 여부를 알아보자 간호사는 ‘자리 없다’며 손사래 치기도 했다.
부모 A씨는 “3살 아들이 장염에 걸려서 밥을 전혀 먹지 못하고 며칠째 항생제만 먹고 있는데도 계속 고열이 나서 죽겠다”며 “주위에서 입원해야한다고 하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입원마저 까다롭다고 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4살 자녀를 둔 부모 B씨는 “요즘 RS바이러스 유행 때문에 병원마다 병실이 없어서 절단”이라며 “열나면 아예 안 받아줄 것 같아서 우려스러웠는데, 겨우 입원해서 지금은 증상이 호전되길 바라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 두 질환은 면역력이 아직 완전하지 않은 영유아들에게 많이 발견되고 있다.
실제로 울산보건환경연구원 인플루엔자-호흡기바이러스 실험실 감시사업 결과에 따르면 지역 내 의료기관에 내원한 호흡기질환 의사환자 검체에서 지난달 7건의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전국적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는 급성호흡기감염증 원인 바이러스 중 하나로, 직접 접촉이나 비말로 쉽게 전파돼 산후조리원, 신생아실, 보육원 등에서 특히 주의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매년 10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주로 발생한다. 기침, 가래, 발열, 천명(쌕쌕거림)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수액 보충, 해열제 등 대증 치료를 실시한다.
로타바이러스는 겨울부터 봄까지 영유아에게서 심한 설사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바이러스다. 매개물을 통한 감염도 가능한데, 주로 어린이집 등에서 가구나 놀이기구 등을 만진 손을 입으로 가져갔을 때 발생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개인위생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동천동강병원 소아청소년과 정철주 전문의는 “초기 RSV 증상이 결국 폐렴으로 이어지면 문제가 돼서 결국 입원해야한다.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내원하는 게 좋다”며 “평소 보호자나 유치원 교사 등이 영유아 비말차단에 신경 쓰고, 손씻기 등 청결유지에 노력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특히 장난감이나 손수건, 평소 영유아들이 손에 자주 들고 있는 물건들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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