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좌회전 진입로를 통해 시내버스가 들어오게 되면 모든 차량이 무조건 편도 1차선을 통과해야 한다.

 

울산 태화강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교통체계가 개선됐는데 첫날 큰 혼잡을 빚지는 않았지만, 곳곳에서 문제점이 지적됐다. 

앞으로는 모든 시내버스가 태화강역 역사 내로 진입한 후 승객을 승·하차 시켜야 하는데 차량이 분산되지 않고 한 차선만 이용해야 해 차량 정체 및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울산시는 모니터링을 통해 시민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개선할 부분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6일 오전 9시 30분께 찾은 태화강역 역사 내 새롭게 설치된 버스승강장에서는 탑승해야 할 버스를 찾지 못한 시민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한 시민은 “방어진 가는 버스 어디서 타야 해요?! 나 지각하겠네”라고 발을 동동 구르며 승강장을 헤맸고, 또 다른 시민은 기존 버스승강장이 폐쇄된 걸 확인하고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인근 1,500여세대의 대단지인 세양청구 아파트 주민이라고 밝힌 시민 A(61)씨는 “다리가 아파 일주일에 몇 번씩 울산대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다닌다”며 “그런데 기존 진입로에 있던 버스승강장이 여기로 옮기면서 200m 가까이 더 걸어야 해 힘들어졌다. 주민들 동의 없이 왜 여기로 옮겼냐”며 소리를 높였다.

버스나 택시 기사들은 버스승강장 배치와 새로 생긴 좌회전 진출입로를 두고 “차량 정체, 버스 노선 혼란으로 시민들 민원은 불 보듯 뻔하다”며 “지리에 익숙한 사람도 헷갈리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현재 태화강역 역사 내 차선은 7차선이며 크게 3개 구간으로 나뉘어져 있다.

역사 가장 안쪽에 위치해 있는 1번째 구간은 편도 1차선으로 동구와 북구로 가는 시내버스가 정차하는 버스승강장 1·2·3이 마련돼 있다.

2번째 구간은 편도 2차선으로 일반 차량 등이 정차할 수 있는 환승 정차 구간이, 3번째 구간은 왕복 4차선에 한쪽은 택시승강장, 반대쪽은 버스승강장 4·5·6번이 있다.

버스승강장1과 2에는 '같은 번호'의 시내버스가 정차해 승객들의 혼란을 야기시킨다.

여기서 가장 문제는 1번째 구간인 편도 1차선이다.

새로 생긴 좌회전 진입로로 시내버스가 들어오게 되면 모든 차량이 무조건 1번째 구간으로 진입하게 되어 있는데, 이때 버스승강장 1번은 방어진 방향, 버스승장강 2번은 율리 방향으로 가는 ‘같은 번호’의 버스가 선다.

쉽게 말해 시내버스 124번을 예로 들면 동구 대왕암공원 방향은 버스승강장 1번에 서고, 율리 방향은 버스승강장 2번 서는 것인데, 한 차선에 같은 번호의 양방향 버스가 서다 보니 승객들의 혼란을 야기 시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이날 대왕암공원을 가려고 버스승강장 1에 서 있던 한 부산 시민은 율리 방향으로 가는 124번 버스가 그냥 지나치자 버스를 놓친 줄 알고 소리를 지르며 도로까지 뛰어나오는 위험한 상황을 연출했다.

시작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 고원식 횡단보도를 설치한 것도 안전 위협 요소로 지적됐다.

더군다나 버스승강장 내 횡단보도가 1개밖에 없는데, 일반적인 횡단보도 대신 휠체어 등이 자연스럽게 지나갈 수 있는 입체적 고원식 횡단보도를 설치한 것이 안전 위협 요소로 지적됐다. 횡단보도가 시각적으로 눈에 띄지 않고 신호등까지 없어 시내버스와 시민들 간 아슬아슬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버스기사 B씨는 “출퇴근 시간에는 좌회전 차선부터 역사 안까지 한꺼번에 차량이 몰려 아수라장이 될 것 같다”며 “특히 횡단보도가 명확하지 않아 운전하는 입장에서 보행자와 사고라도 날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이에 울산시 관계자는 “일부 문제는 인지하고 있어 개선책을 찾으려고 하고 있으며, 버스정류장 이전에 관해서는 민원이 계속 제기되면 현장조사를 거친 후 판단해 신설 여부를 검토하도록 하겠다”며 “당분간 모니터링을 거쳐 시민들이 최대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좌회전 진출입로에 대해서는 “여러 번의 현장점검을 거친 결과 출퇴근 시 차량 정체나 병목현상은 크게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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