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채영 현대예술관 큐레이터  
 
   
 
 

분홍빛 매화의 수줍은 꽃망울과 봄 향기 묻은 푸른 잎이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드는 봄이 왔다. 무슨 일이든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봄날에 어울리는 작품 한 점을 소개한다.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할머니 화가 ‘안나메리 로버트슨 모지스(1860~1961)’는우리들에겐 ‘모지스할머니’로익숙하게 불린다. 그의 작품 중에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을 담은<봄날>은 ‘모지스 할머니’가 93세에 그린 작품이다.

작품을 살펴보면 푸른 봄날에 사람들은 저마다 나름의 일상을 시작하고 있는 풍경이다. 부지런히 밭을 갈며 빨래를 널고, 그저 흘러가는 계절에 순응하며 여유롭게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모습. 물가에 핀 하얀 꽃들과 파릇파릇하게 피어난 나무의 잎사귀들이 설레는 봄이 왔다고 말해주고 있다.

‘모지스 할머니’는 76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여 101세에 생을 마감하기 까지 1천여 점에달하는 작품을 남겼다. 늦은 나이에 취미삼아 시작한 그림이었지만 나이는 차치하고라도 ‘모지스할머니’의그림은 사람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모든 사람이 늦었다고 말할 때 ‘지금’이제일 좋은 때라고 말하던 그는 88세에 ‘올해의 젊은 여성’ 선정, 93세에 ‘타임지 표지 장식’, 100번째 생일은 ‘모지스 할머니’의날로 지정되며 미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화가로 남았다. 그의 작품은 평범한 일상을 따스한 감성으로 그려내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해주고, 열정이 있는 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사람들은 늘 내게 늦었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진정으로 무언가를 추구하는 사람에겐 바로 지금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때입니다.” 모지스 할머니의 말처럼 우리에게 인생에 늦은 때는 없다. 지금 마음속에 주저하거나 망설이고 있는 것이 있다면 한번쯤 용기 내어 시작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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