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D-14

민주 송철호 후보 ‘범민주연합’ 언급
정천석 동구청장 후보 반발로 ‘제동’
노동표 쪼개져 국힘 ‘어부지리’ 우려
노동계·권리당원, 결단 촉구 잇따라

   
 
  ▲ 이상수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8대 지부장과 노조 출신 활동가들은 17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과 진보정당의 단일화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 해상풍력을 지지하는 더불어민주당 개혁 권리당원들은 17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보진영 후보들의 단일화를 촉구했다.  
 

울산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진보 야권 단일화 요구가 계속되고 있지만, 정천석 민주당 동구청장 후보가 단일화 요구를 단호히 일축하는 등 정작 각 정당과 후보들은 ‘동상이몽’을 하고 있다.

단일화가 거론되는 지역은 노동자 세가 강한 동구와 북구로,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진보·정의당 3파전 양상인데, 민주당과 진보정당 일각에선 노동자 표가 두 개 정당 후보로 양분 돼 국민의힘이 이득을 취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와 맞물려 송철호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는 ‘범민주 연합 시정부’를 구상하고 있고, 진보진영은 동구와 북구를 양보하면 송 시장이 노동자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 노조와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겠다는 의중이다.

그러나 정천석 민주당 동구청장 후보가 진보당 김종훈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강하게 거부하면서 협상의 물꼬가 막힐 가능성이 커졌다.

정 후보는 17일 공약발표 기자회견 후 단일화에 대한 질문에 “가당치도 않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며 “당내 경쟁을 통해 후보가 결정된 지 몇 일 안 되고 이제 본격적인 선거운동 준비를 마친 시기인데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까지 여당이었던 당이 지역 정치를 하면서 지지율이 떨어지니 다른 당과 단일화를 시도한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며 “(기초단체장을 단일화한다면) 동구지역 시·구의원들은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했다.

최근 몇 일 간의 상황을 종합하면, 진보진영에선 민주-진보 연합을 위해서는 동구와 북구 양보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고, 민주당에선 이동권 북구청장 후보는 기본적 단일화 찬성, 정천석 동구청장 후보는 반대 의견으로 갈리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동권 후보 역시 진보정당이 원하는 양보 방식의 단일화를 뜻하진 않아 사실상 서로 다른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거가 불과 보름 가량 남은 상황에서 이처럼 정당 간, 후보 간 이견이 있어 울산지역 야권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날도 전날에 이어 지역 각계각층에서 단일화에 대한 요구가 계속됐다.

현직은 아니지만 노동계도 가세했다. 이상수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8대 지부장과 노조 출신 활동가들은 17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과 진보정당의 단일화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방선거가 이제 2주도 남지 않았지만, 여러 여론조사의 추이를 보면 4년 전 민주당이 싹쓸이 했던 분위기는 온데 간데 없다”며 “수구보수 국민의힘의 강세가 확연한 모양새”라고 했다.

그러면서 “노동자의 도시인 울산 동구와 북구만큼은 수구정당에게 내어줄 수 없다”며 “단일화 과정이 결코 순탄하지 않겠지만, 중요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일화 정책협약을 통해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비정규직 문제 등 노동권을 책임지며, 탈핵 및 기후 위기와 산업전환에 공동 대응하는 지방정부를 기대한다”며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단일화를 만들어 낸다면 노동자와 시민에게 큰 박수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권리당원들도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상풍력을 지지하는 진보진영 후보들의 단일화를 강력히 촉구했다.

박창홍 해상풍력울산시민추진단장을 비롯한 해상풍력을 지지하는 민주당 개혁 권리당원들은 이날 회견을 열고 “연이은 여론조사에서 진보진영은 괴멸에 가까운 만큼의 참혹한 결과표를 받고 있다”며 “마지막 끈이라도 잡고 싶은 절체절명의 심정으로 동구와 북구의 후보 단일화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이들 당원은 “동구와 북구는 단일화만 이뤄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출마자 입장에서 이해득실을 따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대승적 견지에서 단일화의 결단을 해준다면 어려움에 처한 당과 여러 후보, 진보의 희망을 다시 세우는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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