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는 주력 산업인 조선업이 과거 크게 부흥했다가 부진하면서 인구 유출과 경기 침체를 겪어 온 곳이다. 울산지역에서도 가장 심각한 위기를 겪으며 조선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도 지정돼 있다.
최근 조선업 경기가 다시 돌아오는 분위기이지만 주민과 노동자의 불안감은 계속되고 있다. 이에 조선업을 살리고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공약이 선거 때마다 핵심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
동구는 또 지형적으로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데다, 진입로도 남목고개를 넘어가는 염포로, 염포산터널로 연결되는 아산로, 울산대교 3개 길 밖에 없어 울산의 ‘외딴 섬’으로 불리고 있다.
따라서 주민들은 민자로 건설돼 통행료를 내야 하는 염포산터널의 무료화를 요구, 올 하반기부터 시·구의 지원으로 동구주민에 한해 시행하기에 이르렀으나, 전면 무료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교통 접근성 강화는 특히 조선 도시란 틀에 갇혀 있는 동구의 새로운 발전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대왕암공원과 일산해수욕장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 해양관광지로 도약시킨다는 청사진과 맞물려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동구지역은 국민의힘 천기옥, 더불어민주당 정천석, 진보당 김종훈 후보가 나서며 ‘3파전’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현 동구의 상황을 반영하듯 이들 후보는 모두 조선업 부활, 노동자 권리향상, 성장한계를 넘기 위한 관광산업 육성을 대표적인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천기옥 후보는 “대한민국 경제에 큰 이바지를 한 동구 조선산업이 회복세로 돌아오고 있지만, 조선업만으로는 동구를 전성기 시절로 되돌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노동이 존중 받는 도시를 유지하되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 관광산업의 중심지 동구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동구의 관광자원과 명소를 활용해 관광산업의 발전을 이뤄내는 한편, 출산에서 교육, 취업, 노후생활까지 전 연령층이 만족하고 안전하고 행복하다고 느끼는 동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정천석 후보는 남구 방면으로 이어지는 울산대교의 통행료까지 무료화하겠다는 공약을 들고 나왔다. 그는 “현재 1,800원인 울산대교의 통행료를 반드시 무료화하겠다. 울산대교 통행료 무료화는 주민들의 소득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그 역시 “바다체험 관광도시를 만들겠다”며 “해상케이블카, 짚라인이 올해 착공되고 스카이워크 건설을 추진한다. 이 사업들을 통합하기 위해 동구관광문화재단을 만들겠다”고 했다.
김종훈 후보는 진보정당인만큼 우선 노동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하청노동자에 대한 직접 지원으로 원하청의 모든 노동자가 당당하게 일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며 “청년들이 미포산단 미포지구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해안가에 사람들로 넘쳐나는 명품길을 만들어 동구 곳곳이 볼거리와 먹거리로 가득 찬 도시로 만들겠다”며 관광산업 활성화도 잊지 않았다.
동구 선거구도는 보수와 민주, 진보 3개 진영이 팽팽한 세 대결을 하면서 자동차산업이 밀집한 북구와 함께 가장 접전지로 분류되고 있다. 특히 구청장을 지낸 정천석, 김종훈 두 후보는 이전에도 맞붙은 적이 있어 주목된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정천석 현 청장은 43.60%의 득표율을 기록해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권명호 후보(33.08%)를 10.52% 차로 승리했다.
앞서 2014년 지방선거에선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권명호 후보(44.94%)가 통합진보당 김종훈 후보(40.44%)를 4.5%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고, 2010년 선거에선 보수 한나라당으로 나온 정천석 후보(51.33%)가 민주노동당 김종훈 후보(48.66%) 불과 2.67% 차로 승리했다.
다만, 김종훈 후보는 2011년 정 청장의 당선 무효로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구청장을 역임한 바 있다.
올해 대선에서 동구에선 국민의힘 윤석열(48.31%)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45.68%) 후보의 지지율 차는 2.63%에 불과해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판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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