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지현·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왼쪽부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권성동 원내대표, 정의당 이은미 원내대표가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분향하고 있다.연합뉴스  
 

국힘, 대표·원내대표 ‘투 톱’ 참석
호남 민심 구애 등 통합 행보 가속
민주, 정치적 檢 수사 피해자 강조
집토끼결집 노리며 수세역전 노려 

 

여야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 참석을 위해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집결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등 투톱이 참석해 국민통합의 의미를 부각시켰고 민주당에선 윤호중·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이상헌(북구) 의원 등 80명의 의원이 자리해 지지층 결집을 꾀했다.

국민의힘은 광주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기념행사에 대거 참석한 지 닷새 만으로, 당 지지세가 취약한 호남의 민심과 야당 지지자들에게 다가가려는 통합 행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여당 지도부뿐만 아니라 정부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대통령실에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참석하는 등 여권 인사들도 총출동했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의 당 대표와 원내대표 투톱이 나란히 참석한 것은 처음이며 정부와 대통령실 인사들까지 여권이 총출동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노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를 맞아 “한국 정치에 참 안타깝고 비극적인 일”이라며 ‘(행사에 참석하는) 총리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느냐’는 질문에 “권양숙 여사를 위로하는 말씀을 (메시지에) 담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광주나 호남에 (지지를 얻기 위해) 도전하고 있는데 노 전 대통령이 험지를 돌파하려 한 정신이라든지 소탈했던 모습을 추억하면서 추도식에 참석하려 한다”며 “노 전 대통령이 ‘동진정책’을 한 것처럼 우리도 ‘서진 정책’을 하며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그런 길을 따라가려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노무현 정신 계승’을 외치며 노 전 대통령을 향한 향수를 자극, 윤석열 정부 견제론의 깃발 아래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불러 모아 수세에 몰린 지방선거의 반전 계기를 모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노 전 대통령이 ‘정치적 검찰수사’의 피해자라는 시각을 강조하며 검찰 출신 대통령에게 정권을 내준 데 대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봉하마을 방문에 앞서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 출신 대통령이 나오신 것 아니냐”며 “정치적 보복 수사에 앞장섰던 당시 검찰의 잘못에 대해서도 진정성 있는 사과가 이어진다면 훨씬 국민통합에 의미가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꼭 사과하라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노 전 대통령의 추도일을 맞아 과거 검찰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 책임 있는 메시지가 어떤 식으로 나와 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5선 김진표 의원은 자신의 SNS에 “검찰 공화국으로 치닫는 작금의 상황을 보면서 노 전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회한과 함께 만감이 교차한다”며 “국회가 민주주의를 지키고 윤석열 정부의 독주를 막아내는 최후의 보루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울산시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바보 노무현’의 삶처럼, 분열과 갈등을 넘어 국민 통합과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희망을 놓지 않겠다”라며 “당원들이 모두 ‘새로운 노무현’이 돼 노 전 대통령께서 실현하시고자 했던 가치와 정신, 철학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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