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전거 탑승 금지 구역인 울산 배달의 거리에서 한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태화강고래다리 불법주행 수시 목격
인명 피해 등 사고 해마다 증가 추세
울산지역 커뮤니티, 불만 쏟아지기도
경찰 “자동차 보다 위험성 더 높아”

 

울산지역에서도 일부 몰지각한 자전거 운전자들의 불법주행으로 보행자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자전거 관련 사고 건수도 매년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에 따른 인명피해도 4년 사이 두 자릿수에서 세 자릿수로 늘었다.

지난 23일 오후 8시께 태화강국가정원에 만들어진 일명 태화강고래다리에는 ‘자전거 탑승 금지’라는 안내판이 부착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전거를 타고 주행하는 운전자들을 수시로 목격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휴대폰을 들고 걷던 보행자가 소스라치게 놀라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으며, ‘자전거 타면 안되는데..’라고 작게 읊조리며 눈살을 찌푸리는 보행자도 있었다.
이와 비슷한 상황은 역시 자전거 통행이 금지된 울산대공원, 배달의다리 등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전용도로를 두고 버젓이 보행자전용도로로 주행하는 불법운행에 대한 불만도 울산지역 커뮤니티에 쏟아졌다.
한 글쓴이는 자전거도로와 보행자전용도로가 구분되어 있는 태화강국가정원에도 규정을 지키지 않고 주행하는 운전자로부터 불쾌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그는 “밤만 되면 보도로 주행하던데 우측보행하던 보행자들도 길 한쪽으로 비켜서 다니더라”며 “무슨 동호회 활동인지 단체로 그러던데 예의범절 좀 지키면서 취미활동 해라”고 꼬집으며 관련 사진을 4장 올렸다.
댓글에는 “주말 오전에도 저런다. 단체로 다니면서 보행자 전용도로랑 교차하는 지점에서 보행자보고 비키라고 난리다. 보행자 우선에 대한 개념이 없는 듯”, “그중 몇몇은 뻔히 보행자 있는데도 달려와 화가 나더라. 맞은편에서 라이트불까지 밝게 키고 달려오는데 눈은 부시지 어디로 피해야 될지 우왕좌왕했었던 기억이 난다”, “동감한다. 타지 말라는 곳에서 너무 쌩쌩 달려서 위험했다. 뭐라고 하니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지나가 버리는데 정말 싫다”는 등의 목격담이 잇따라 달렸다.

24일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울산지역에서 발생한 자전거 관련 교통사고 건수는 △2018년 86건 △2019년 91건 △2020년 101건 △2021년 117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인명피해도 늘었는데 △2018년 94명(사망자 1명) △2019년 100명 △2020년 112명(사망자 2명) △2021년 137명으로 집계됐다.
울산경찰청 교통안전계 이상갑 경위는 “자전거는 일반차량과 달리 바퀴가 두 개뿐이고 무게 중심이 높기 때문에 사고 위험성이 더 높다”며 “특히 최근 날이 풀리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다 보니까 자전거 음주운전도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술을 마시고 자전거를 주행하는 것도 음주운전이기 때문에 절대 해서는 안된다“며 “일반적으로 주행할 때도 자전거 전용도로 없을 경우에는 항상 보행자 우선으로 안전운전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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