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은 하수에게는 전쟁터이지만, 상수에게는 놀이터다." 영화 신의 한 수에 나오는 대사다. 결국 그들은 생명을 담보로 하는 바둑을 두게 된다. 하수는 순간순간 생명을 걸고 싸워야 하지만, 상수는 하수를 가지고 놀면서 이기는 게임을 즐긴다. 누가 이 세상의 상수이고, 누가 하수인가?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오일남 할아버지는 오징어 게임의 주최자였다. 그는 임종을 앞둔 순간에도 기훈을 호텔로 불러들여 게임을 제안한다.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노숙자를 밤 12시가 되기 전 누가 와서 도와줄 것인지, 아니면 그대로 두어 얼어 죽을 것인지 내기를 한다. 오일남은 돈을 굴려 큰 돈을 벌어 봐도 인생에 재미가 없다는 것을 알고 무엇을 하면 재미가 있을까 싶어 생명을 건, 오징어 게임을 만들게 된다. 보는 것보다 직접 하는 것이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한다. 정말 인생은 생명을 건 게임인 것인가?  

 근거 없는 생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마음들이 있다. 석유는 공룡이 죽어서 만들어진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공룡이 죽으면 공기와 만나서 썩게 된다. 공룡 화석 지층 밑에서 석유가 많이 발견이 된다고 한다. 한반도도 공룡 서식지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석유가 나오지 않고 있다. 150년 전에 다윈이 진화론의 근거가 되는 갈라파고스 섬을 여행하다가 다양한 핀치새를 보면서 상념에 잡히게 됐다. 에콰도르에서 1,000㎞가 떨어진 군도 갈라파고스는 핀치새들이 대륙과 자유롭게 왕래할 수 없는 먼 거리이다. 초창기 한 쌍의 핀치새가 오랜 시간 살다 보니 환경에 의해 다양한 형태의 종으로 발전하게 됐다는 이론을 생각했다. 갈라파고스 지역에 처음부터 다양한 종류의 핀치 새가 있었다고 생각했다면 진화론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갈라파고스에 처음부터 한 쌍의 핀치새가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은 무슨 근거에서 나온 발상인가? 같은 배속에서 나온 형제들도 다 다른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인가?

 심각한 의부증을 앓는 부인이 있었다. 남편이 자기가 잠든 사이 집을 나가 앞 동에 사는 독신녀와 잠을 자고 왔을 것이라는 생각에 잡혀서 남편을 괴롭힌다. 의심하는 사람도 괴롭지만, 의심 받는 사람은 얼마나 더 괴로운가? 아무리 결백을 주장해도 믿어주지 않는다. 결국, 아파트 경비원에게 찾아가서 밤사이 엘리베이터 영상을 확인해 보지만, 아무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면 의심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계단으로 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남편은 아내를 정신병원에 보내게 됐고, 그것도 안 돼서 이혼하게 됐다. 내가 하는 생각이 근거 없는 생각인지, 올바른 생각인지 분별할 수 있다. 본인은 몰라도 제3자가 물어보면 쉽게 분간한다. 

 신의 한 수나 오징어 게임을 보면서, 인생은 게임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가 어떤 착오를 벌이게 될까? 동양 선수로는 최초로 유럽 5대 리그 중 하나인 EPL 득점왕이 된 손흥민 선수, 그는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의 자랑이다. 그는 여덟 살 때부터 하루에 6시간씩 공 다루는 법만 익히고, 멋진 슈팅보다 철저한 기본기에 충실했다. 6년이 넘도록 리프팅 기술만 익히고, 시합에도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 하루에 1,000번이 넘는 슈팅을 해야 한다. "지겹도록 반복했던 기본기 훈련이 오늘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세계적인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나의 가장 큰 기술은 가르치기 좋은 선수라는 점이다. 나는 스펀지였고, 공격적으로 배우려 했다" "기본기에 집중해라 그러면 발전할 것이다" 기본이 잘못된 훈련을 할수록 잘못된 결과만 나올 뿐이라고 한다. 

 삶에서도 기본이 중요하다. 기본을 바탕으로 모든 것은 발전한다. 개헤엄을 치는 사람이 수영 대회에서 수상하는 것을 볼 수 없다. 모든 삶은 생각에서 시작한다. 내 생각이 삐뚤어졌다면 열심히 살수록 잘못된 인생을 가는 것이다. 게임은 져도 다시 하면 되지만, 인생은 어떤 때는 다시 할 수 없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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