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개의 세계영화제 통합, 제대로 만들어가야

울산시장직인수위원회가 어제 김두겸 시장 당선인에게 보고한 업무 내용 가운데 문화관광분야 업무가 주목대상이 되고 있다. 바로 울산에서 열리는 두 개의 세계영화제(울산국제영화제와 울주세계산악영화제)에 대한 진단이다. 지금까지 두 개의 영화제는 따로 열리면서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었지만 개선책을 내놓지 못했다. 인수위는 향후 2개 세계영화제를 통합해 국내 최고 수준의 산악영화제가 되도록 집중 육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잘한 결정이다. 이와관련 이미 이순걸 울주군수 당선인은 울주세계산악영화제를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로 명칭을 변경하고 울산시의 지원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울산시가 지역 문화예술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추진한 울산국제영화제는 출발부터 무리수가 많았다. 당초 세계영화제 타당성을 조사하는 용역수행을 부산국제영화제 지석영화연구소가 맡은 것부터 문제의 소지가 많았다. 이 연구소는 지난 2017년 칸영화제에서 타계한 고(故) 김지석 부집행위원장의 이름을 딴 부산국제영화제의 한 기구다. 지석영화연구소는 영화제작자를 대표로 두고 부산국제영화제의 성장 방향과 비전을 모색하고, 아시아영화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사업 진행을 목표로 하는 기구다. 물론 그동안 국제영화제를 통해 이뤄낸 많은 인적 인프라와 경험이 있겠지만 울산에서 국제영화제를 열어야 하는 당위성과 성공여부를 진단하는 용역사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로인해 울산국제영화제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아류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무엇보다도 한 도시에 국제영화제를 두 개나 여는 것이 올바른 방향인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지만 울산시는 시장 공약사업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강행했다. 첫 회는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열리는 시기와 겹치기 행사로 만들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문제는 울산시가 추진한 국제영화제와 울주군이 해오던 산악영화제의 관계설정이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울주군에서는 "울산시의 국제영화제와 울주세계산악영화제의 통합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여론을 듣고 있지만 울산시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아 먼저 시작한 쪽이 액션을 취하기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어쩌면 울주산악영화제가 해를 거듭하면서 인지도가 오르는 상황에서 굳이 울산국제영화제와 통합을 논의하는 자체가 부담스러웠을지도 모른다. 당초 울주라는 명칭을 버리지 못한다는 주장으로 통합이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열린 생각으로 바뀐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핵심은 통합이 시너지 효과를 내 더 발전적인 영화제가 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제 그 기회의 시간이 왔다. 울산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의 성격과 방향을 잘 융합해 울산 전체의 문화브랜드로 키워나간다 공통분모가 확실하다면 해결의 실마리는 보인다. 이번 가을에 그 첫 시험 무대를 만들어 새로운 방향성을 잡아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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