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유지·실사구시·진솔함 등으로 

시민의 삶과 함께하는 행정 펼치길

 

 민선 8기가 시작이 됐다. 많은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출범하는 시점에 필자는 몇가지 충언을 드리고 싶다. 
 첫째, 초심(初心)을 잃지 말자.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울산의 지방권력이 교체가 됐다. 시장을 비롯해 기초단체, 광역 및 기초의회를 거의 장악했던 민주당은 시민들의 심판을 받았고, 국민의힘이 선택을 받았다. '민심은 배를 띄우기도, 뒤집기도 한다'는 말처럼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준 사례라 하겠다.
 특히 국민의힘은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이번 6·1 지방선거 승리는 국민의힘이 잘했다기보다는 민주당의 실정에 기인한 것이 크다. 국민의힘이 지난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에서 민심의 선택을 받지 못한 이후,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며 호소했던 초심을 절대 잃지 말고 겸손해야 한다.
 '열흘 동안 붉은 꽃은 없다'는 화무십일홍의 뜻처럼 권력의 무상과 유한함을 새겨야 한다. 당선된 순간 이미 산 정상에 선 것이고 이제 하산할 일만 남았다는 마음가짐으로, 더욱더 낮은 자세로 시민을 섬기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시점이다. 
 둘째, 실사구시(實事求是) 하자. 사실에 입각해 진리를 탐구하고 울산의 현실에 맞는 경제발전과 복지를 추구해야 한다. 탈원전,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등 이념에 치우친 비현실적인 정책이 얼마나 국민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는지 성찰해야 한다. 
 민선 7기 때 울산시의 곳간이 비어서 국비 매칭사업도 제대로 못했다는 말도 들린다. 시민의 삶과 동떨어진 정책과 사업은 과감히 정리를 하고, 손에 잡히고 피부에 와닿는, 그래서 시민의 삶과 함께하는 시정을 펼쳐주기를 바란다. 
 셋째, 진솔하게 하자. '울산시 예산 4조원 시대'를 예로 들겠다. 예산확보의 성과를 수치로 보여주고자, 전임 지방정부는 울산시 예산 4조원 시대를 강조했다. 그러나 그 4조원 안에는 함양-울산 고속도로 건설 예산 약 1조1,000억원이 숨어 있었다. 함양-울산 고속도로 구간 중 울산과 직접 연관되는 밀양-울산 구간 사업은 이미 종료됐고, 울산시가 확보했다는 1조1,000억의 예산은 밀양에서 함양까지 연결되는 구간이어서 사실상 울산지역에서 진행되는 사업 예산이 아니다. 
 물론 울산에서 함양까지 연결되는 것이 그 도로의 사업목적이기 때문에 울산과 연관된 예산으로 불릴 수 있을지 모르나, 성과를 강조하다 보니 울산 관내에서 한푼도 쓰이지 않는 예산 1조1,000억원을 더해 마치 4조원 시대를 연 것처럼 시민들에게 진솔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순간 위기를 모면하려다가 오히려 더 큰 위기를 자초할 때가 많다. 민선 8기가 시작되는 시점에 과거 정부가 진솔하지 못했던 부분은 솔직히 시민들께 양해를 구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선거 과정에 내어놓은 공약 중 이행이 어렵거나 난항이 예상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도 진솔하게 사과를 하고 수정하는 것이 울산을 위한 길이다.
 최근 김두겸 시장의 공약사항인 공공산후조리원 건립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참으로 잘한 일이다. 인수위에서 울산시 및 관련 전문가들이 북구 공공산후조리원이 연간 13억원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니, 김 시장이 이를 전격 수용한 것이다. 지도자는 이런 용기가 필요하다. 
 넷째,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 축구 선수가 된 손흥민과 그를 훈련시키고 함께 한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과의 관계가 요즘 많이 회자된다. 손흥민 선수는 '나의 축구는 온전히 아버지의 작품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절대적 신뢰를 보내고 있다. 손웅정씨는 '어떻게 손흥민을 훌륭한 축구선수로 키워낼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매번 같은 답을 한다.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됩니다. 실력도 기술도 사람됨됨이도 기본을 지키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라고 말이다. 그는 손흥민을 중학교 2학년때까지 축구부에 보내지 않고 무려 7년간을 365일 쉬지 않고 매일 볼리프팅, 패스와 킥, 드리볼 같은 볼컨트롤 기본기 훈련만 시켰다 한다. 기본기가 바탕이 돼야 응용동작이 가능하며, 돌발상황이나 체력이 고갈됐을때도 본능적인 움직임이 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대나무가 땅 밑에서 뿌리 작업을 하는데 5년여의 시간을 보내지만, 일단 땅 위로 나오고 난 다음부터는 하루에 20, 30 센티미터도 자란다고 한다. 그만큼 기본기가 바탕이 되면 훨씬 빨리 성장한다. 다행히 이번 민선 8기는 풀뿌리 지방의회에서 오랜 기간 기본을 다진 분들이 많이 당선됐다.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은 시민들로부터 시작한다. 우리를 선택해 준 시민들의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해야 하며,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는 열정과 논리가 필요하다. 어떤 일을 성사시키려면 열정을 가지고 그 분야에 대한 치열한 논리로 무장해서 풀어나가야 한다. 그러면 못할 일이 없다. 실력도 기술도 사람 됨됨이도 기본을 지키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민선 8기 당선인들의 무궁한 영광을 빈다. 

서범수 국회의원(울주군·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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