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사측에 추진 상황 공유 요청
비밀유지 규정으로 불가 통보 받아
다시 베트남 이전 추진설도 ‘솔솔’
사측 "철저히 비공개…확정내용 無"

영안모자그룹이 자일대우버스 매각을 추진한지 1년이 지났지만 깜깜무소식이다. 2020년 3월 코로나19 경영 악화로 그룹이 베트남 이전 계획을 발표하며 노조와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가 지난해 6월 '공장 가동 후 고용 승계를 보장하는 매각'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갈등이 일단락됐는데, 당시 기한을 정한 1년이 지났지만 매각에 대한 아무런 소식도 들리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다시 울산공장 베트남 이전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3일 대우버스 노조와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대우버스 노사 교섭대표자가 정리해고 철회에 잠정합의하고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이에 대한 어떤 추진상황도 전달받지 못하고 있다.

당시 노사가 잠정합의 조건으로 내건 기한은 1년으로 기한이 이미 다 된 상황이다.

노조는 사측과의 교섭을 통해 고용승계가 보장된 '회사매각'에 대한 약속을 근거로 기본급 10% 삭감, 6개월간 유급순환휴직 등 자구책을 시행했다. 그나마도 버티지 못해 잠정합의 이후 1년 동안 80여명의 근로자들이 현장을 떠났다.

상황이 이런데도 노조는 회사로부터 매각에 대한 아무런 이야기도 듣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에 매각 추진 상황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회사로부터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진행상황은 비밀유지 보호규정으로 인해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

이에 노조는 "대우버스가 정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울산시에라도 상황을 공유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 관계자는 "공장 명맥 유지를 위해 살을 내주는 고통으로 1년 간 버텨왔는데, 명확한 이야기가 없어서 답답한 상황"이라며 "언제까지 기다리고만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앞서 울산시도 "울산 내 고용 등을 고려해 공개매각을 지지하며 협의할 부분이 있으면 적극 협조하겠다" "대우버스 인수 업체가 '신규 투자'를 진행할 경우 보조금 지원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등의 의견을 밝혀 회사매각에 힘을 실었지만 이와 관련해 대우버스 측과 어떠한 교감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시 관계자는 "지자체가 매각에 주체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보니 대우측의 연락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연락이 온 적은 단 한차례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들리는 소식은 전혀 없고, 노조는 불안감을 지속적으로 표출하고 있다"며 "드러난 상황만 보면 회사가 매각에 미온적이어서, 이전에 추진코자 했던 베트남으로의 생산거점 이전에 마음이 있는 것 아닌가"하는 이야기만 계속해서 들린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자일대우버스 언론 담당 한 관계자는 "매각추진은 관련 실무팀에서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는 부분이어서 우리도 들은바가 없다"며 "매각 등 확정된 내용이 있다면 사안이 공유됐을텐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다만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아 기자 secrets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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