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유치원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10일 울산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시교육청은 유치원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울산 북구 모 유치원 학부모들이 10일 공개한 유치원 교실 내부 모습. 학부모들은 이 구멍으로 쥐가 드나들었다고 주장했다. A유치원 정성화를 위한 대책위원회 제공

 

 

교육환경 열악·부적절 회계 운영 등
북구 한 사립유치원 학부모들 폭로
울산교육청에 철저 관리 감독 촉구

 

울산 북구 한 사립유치원 학부모들이 열악한 교육 환경과 아동학대 사건, 부적절한 회계운영 등을 폭로했다.

이들은 "아이들이 생활하는 교실에서 쥐가 나오고 한여름에 에어컨도 없이 습한 지하 강당에서 체육활동을 했다"며 울산시교육청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안일한 대응으로 이어졌다며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철저한 관리 감독을 요구하고 나섰다.

A유치원 학부모, 주민, 북구의회 의원 등으로 구성된 A유치원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10일 울산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시교육청은 해당 유치원에 대해 철저한 관리감독을 실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유치원 교실 모습. 학부모들은 이 교실에서 6세 원아들이 생활했다고 밝혔다. A유치원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 제공

이들은 "지난해 8월까지 무더위 속에서 원아 100여명은 곰팡이가 피어있는 습한 지하 강당에서 에어컨도 없이 마스크를 쓰고 체육활동을 했다"며 "지난해 6월~9월에는 교실 에어컨이 고장 나 더위를 호소하는 아이들에게 '가만히 있기 놀이'를 하자며 움직이지 못하게 했으며, 이 과정에서 땀이 많이 흐른 아이들은 땀을 식혀 집에 보내는 등 학부모들이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 교실에서는 쥐구멍을 그대로 방치해 수시로 쥐가 드나드는 등 비위생적인 환경에 아이들이 노출돼 있었다"며 "6세 아이가 생활하는 공간을 어떻게 이렇게 관리할 수가 있나"고 덧붙였다.

또 "급식실 정수기는 점검표도 없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잦은 정전으로 무더위 속에서 지내는 아이들의 건강과 화재를 걱정해야 하는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대책위는 지난해 8월 아동학대 사건도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한 학부모는 "우리 아이가 집에서 물을 마시지 않고 소변을 누지 않는 등 급기야 등원을 거부하는 행동을 보이는 것이 이상해 유치원을 찾아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다"며 "확인해 보니 담임교사와 같은 반 친구들이 계란 노른자를 먹지 못하는 우리 아이를 보고 헛구역질 하는 흉내를 내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고 울먹였다.

이어 "우리 아이는 그 때 충격으로 심리 치료를 받는 등 힘들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원장으로부터 사과도 받지 못했다"며 "경찰에 아동학대를 신고하고 1년 가까이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치원의 부적절한 회계관리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대책위는 "학부모가 내는 유치원 교육비를 공식 계좌가 아닌 교사 개인 계좌로 받아 3년간 1억원이 넘는 돈이 원장 개인 계좌나 현금으로 인출됐다"며 "이런 사실을 울산시교육청에 알렸는데, 종합감사를 하고도 문제를 밝혀내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책위는 시교육청에 △아이들이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 보장 △유치원 재정 및 운영에 대한 공공성·투명성 확보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관리 감독과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병설 유치원 설립 계획 마련 △사립유치원 교사 처우 개선 및 보조 교사 지원 등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7월 학부모 민원에 따라 A유치원 시설 등 전반에 걸쳐 신태 조사와 현장점검을 4차례에 걸쳐 진행했다"며 "현재 유치원에서 환경개선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급식·위생·교사 처우 등 관련 점검 내용과 개선 사항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계속해서 현장점검과 지도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회계와 복무 관련해서는 감사를 진행해 결과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라며 "사립유치원에 대한 행정 재정적 지원과 함께 공공성, 투명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A유치원 원장은 "학부모들의 주장에 당황스럽다"면서도 "이미 시교육청 감사를 통해 학부모들이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 소명됐고, 교육청 지시 사항도 모두 이행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취재진이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은 닿지 않았다.

김상아 기자 secrets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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