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선가 20개월 연속 고공행진 속
러 리스크 영향 높은 가격에 재계약
후판가 인하 예고 수익성 제고 전망

 

 

국내 조선업계가 독보적인 경쟁력을 지닌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 시장에서 선전중인 가운데 최근 신조선가도 급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상황에서 서방의 러시아 경제 제재 이후 계약이 취소됐던 러시아 선주 수주건도 높은 가격에 재계약하는 사례들이 등장하며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고 있다.

15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7월 LNG선 선가는 2억3,600만 달러로 전달(6월)보다 500만 달러 올랐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도 161.57p를 기록해 2020년 11월(125.06) 코로나19 영향으로 저점(125.06)을 기록한 이후 20개월째 지속 상승 중이다. 이는 2009년 1월(167.11) 이후 162개월 만의 최고치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988년 1월의 선박 건조 비용을 기준(100)으로, 선박 건조 비용을 상대적으로 나타낸 값이다.

일반적으로 신조선가는 조선사들의 수주잔량 확보 상황에 따라 좌우되는데, 한국조선해양 등 국내 '빅 3'는 2026년 인도분 예약도 거의 끝내 수주 시장에서 가격협상력의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한국 조선소들이 상반기 수주한 배들의 납기는 대부분 2026년까지"라며 "우리를 포함해 2026년 납기 슬롯(선박 건조 공간)은 몇 개 남지 않은 상황으로, 슬롯 하나하나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신중히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전세계에서 발주된 LNG운반선(14만㎥ 이상, 103척) 가운데 78척(76%)을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했다. LNG선이 업계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별로는 한국조선해양 34척(8월 7척 추가), 삼성중공업 24척, 대우조선해양 20척 순이다.

최근 한 달 새 LNG선(17만4,000㎥급) 가격은 2억3,100만달러(약 3,015억원)에서 2억3,600만달러(3,080억원)로 2.2% 상승했다. 앞으로 2억5,000만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같은 '고공행진' 신조선가 덕분에 기존 계약이 잇따라 해지되며 조선업계 수익성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던 '러시아 리스크'는 높은 가격에 재계약하며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파이프 라인으로 수입하던 유럽 국가들이 LNG 시장에 참여하면서 LNG 운송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인데 이런 추세는 향후 10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월 1억8,286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1,989억원)에 LNG운반선 1척을 공급하기로 했던 라이베리아 선사와의 계약을 해지했는데, 오세아니아 선사와 2억4,201만달러(재계약일 환율 기준 3,141억원)에 공급하기로 재계약했다.

같은 해 7월 3억6,564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4,207억원) 규모의 LNG운반선 2척에 대한 라이베리아 선사 공급도 해제됐었으나 이 역시 오세아니아 선사에 4억8,401만 달러(재계약일 환율 기준 6,282억원)에 공급하기로 재계약했다. 계약 해제건은 모두 러시아 선주와의 계약이었다. 두 건의 계약 변경으로 한국조선해양은 1억7,000억 달러의 추가 수주 효과를 거두게 됐다.

최근에는 고점을 유지하던 철광석 가격이 안정을 찾으면서 하반기 후판가격 인하론이 대두되면서 카타르 프로젝트의 수익성은 좀 더 개선될 전망이다. 후판값 급등기에 나온 '저가 수주' 우려가 어느 정도 불식됐다는 평가때문이다.

한편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아시아 소재 선사와 17만 4,000㎥급 LNG운반선 7척을 척당 2억1,400만달러에 수주했다. 이는 총 151척으로 추산하고 있는 카타르 발주 계획의 일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에 수주한 LNG운반선은 길이 299m, 너비 45.4m, 높이 26.5m 규모로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건조해 2026년 하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강태아 기자 kt25@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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