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 수천만원을 들여 조성한 족욕탕이 제대로 된 운영을 해보지도 못한 채 5년째 방치되고 있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다.
울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 수천만원을 들여 조성한 족욕탕이 제대로 된 운영을 해보지도 못한 채 5년째 방치되고 있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다.

 

[현장리포트]

2016년 만들어 놓고 수년째 공회전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아 흉물 전락
군, 실태 파악 못해 … 혈세낭비 지적

울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 수천만원을 들여 조성한 족욕탕이 제대로 된 운영을 해보지도 못한 채 5년째 방치되고 있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다.

18일 오전 찾은 울주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내 국제클라이밍장을 지나자 신불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 초입이 나타났다.

평일 오전에도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시원한 물소리에 이끌려 시선을 돌려보니 나무데크 위 정체를 알 수 없는 시설이 덩그러니 방치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밤 내린 비가 고여 있고 한쪽에는 수도꼭지가 설치돼 있어 얼핏 인공연못이나 분수대로 보이기도 했는데, 꽤 오랫동안 방치됐는지 군데군데 이끼가 끼고 낙옆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이날 만난 등산객에게 시설의 용도를 묻자 대부분 "잘 모른다"는 반응이었다.

매주 신불산 찾는다는 A(53)씨 "이곳에 자주 오는데 있는 줄도 몰랐다"며 "사용을 안하는 거 같은데 만들어 놨으면 어떤 시설인지 홍보를 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으니 정체를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클라이밍을 연습하던 선수들에게도 시설의 용도를 물으니 "분수 아니냐"는 질문이 돌아왔다.

취재 결과 이 시설은 울주군이 등산객을 위해 지난 2016년 12월 예산 5,000만원을 들여 조성한 족욕탕이었다.

하지만 안내판도 없을뿐더러 물을 채워 정상적으로 운영하지 않으면서 지금은 완전히 흉물로 전락한 상태였다.

한 등산객은 이곳이 족욕탕인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가동하는 모습을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10년 넘게 매주 신불산을 오르고 있다는 B(64)씨는 "등산하는 사람이라서 족욕탕이겠거니 했는데 물 채워져 있는 걸 한 번도 본 적 없다"며 "예산 많이 들여서 만들었을 건데 이렇게 방치된 걸 보면 아쉽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위치 선정도 잘못된 것 같다"며 "바로 옆에 시원하고 물 좋은 계곡이 흐르고 있는데 굳이 족욕탕을 사용할 이유가 없지 않나? 운영을 한다고 해도 활용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이 시설을 관리해야 하는 울주군의 경우 담당자가 계속해서 바뀌면서 족욕탕이 운영을 중단한 채 방치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취재가 시작되자 울주군은 족욕탕 운영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울주군 관계자는 "족욕한 물이 그대로 계곡으로 흘러가다 보니 여름철 피서객들의 민원이 많아지면서 2017년 여름에 중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단된 사유가 있을텐데 갑자기 운영을 재개할 수는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해서 활용방안에 대한 계획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신섬미 기자 01195419023@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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