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또 0.75%포인트 인상했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도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자 이례적으로 3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것)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가 3.00~3.25%로 오르게 돼 한 달 만에 다시 한국 금리를 크게 넘어서면서 한국 경제에 자본 유출 등에 따른 피해가 우려된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또 올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2.25~2.50%인 기준금리는 3.00~3.25%로 인상됐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더믹 이후 유지한 '제로(0) 금리 시대'를 종료했다.

이어 5월 0.5%포인트, 6월 0.75%포인트, 7월 0.75%포인트씩 기준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면서 인플레이션 대응에 적극 나섰다.

이번에 단행된 자이언트 스텝도 지난 13일 8월 소비자물가(CPI·8.3%) 발표 이후에 시장에서 예상됐던 조치다.

지난 6월 9.1%까지 치솟았던 물가 상승세가 7월(8.5%) 이후에는 더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실제 전망보다는 심각한 수준이란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8월 비농업 일자리(31만5천개 증가)가 시장 예상을 약간 상회하고 실업률이 3.7%를 기록하는 등 노동시장이 여전히 괜찮은 것도 연준의 결단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연준은 성명에서 "지출과 생산에 대한 지표는 완만한 성장을 보인다. 최근 몇 달간 일자리 증가는 견조하며 실업률은 낮은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면서 "팬데믹 관련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 높아진 음식료와 에너지 가격, 더 광범위한 가격 압박 등으로 인플레이션은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은 막대한 인적·경제적 고난을 야기하고 있다"면서 "전쟁 및 그와 관련된 사건들은 인플레이션에 추가적인 상방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글로벌 경제활동을 짓누르고 있다"고 금리 인상 결정 배경을 밝혔다.

연준은 향후에도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FOMC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에서 올해 말 금리 수준을 4.4%로 예상했다. 이는 6월 점도표상의 중간값인 3.4%보다 더 높아진 것이다.

점도표에서는 내년 말 금리 전망치는 4.6%로 6월(3.8%)보다 0.8%포인트 상향됐다.

특히 점도표상의 개별 FOMC 위원의 전망을 보면 19명의 위원 중 12명이 내년 기준금리를 4.5% 이상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6명은 4.75~5%로 예상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내년에도 계속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FOMC 위원들이 올해 말 금리 수준을 4.4%로 전망하면서 앞으로 남은 두 번(11월·12월)의 FOMC에서도 '빅 스텝(0.5%포인트 인상)'과 '자이언트 스텝'이 각각 단행될 가능성도 있다. 4.4%를 맞추려면 1.25% 포인트의 인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FOMC 정례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다음 금리인상 규모에 관해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나와 FOMC의 견해로는 가야 할 길이 멀다"면서 "(점도표상) 올해 말 중간값은 125bp(1bp=0.01%포인트)의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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