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업체당 169억 5천만 예상
석유화학업종 278억 제일 부담 커
규제시행 전 배출기술력 강화 필요

 

탄소중립 경제로의 이행이 본격적인 속도를 내면서 오는 2025년 울산 업체당 탄소배출권 매입 비용이 169억5,000만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울산 지역경제 전반에도 영향이 불가피한 만큼 본격적인 규제 시행 이전에 탄소배출 기술 관련 기술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울산본부 기획조사팀 원창희 과장, 설윤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 황상현 상명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22일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울산지역 산업과 기업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탄소배출 감축, 규제 수단 확충, 친환경 투자 지원 등 탄소중립 정책이 강화되자 우리나라도 이런 부응해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상향 조정하거나 탄소배출권 거래제 활성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울산경제 전반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기준 울산지역 온실가스 배출량은 4,720만t으로, 이는 전국의 12.4%를 차지했다. 광역시 중에서는 가장 많은 것이다.

특히 석유정제와 화학제품이 울산지역 제조업 전체 배출량의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출권 거래제(온실가스 배출 사업장을 대상으로 연 단위 배출권을 할당하고, 여분이나 부족분에 대해 사업장 간 거래를 허용하는 제도) 시행에 따라 울산 기업들이 국내에서 탄소배출권을 추가로 매입해야 하는 등 기업의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진 분석에 따르면 업체당 매입 비용은 2015년 2억원에 불과했으나, 올해부터 많이 증가해 2025년에는 169억5,000만원으로 증가한다.

2025년 업체당 부담액을 업종별로 보면 석유화학이 278억4,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비철금속 21억원, 조선 9억6,000만원, 목재업 7억4,000만원으로 각각 추산된다.

대부분의 탄소배출은 대기업군에서 발생하는데 대기업의 2020년 기준 배출권매입비용은 발생하지 않았으나 업체당 부담액이 2024년 76억7,900만원, 2025년 201억9,600만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탄소배출에 따른 부담이 대기업에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탄소배출량은 총자산이익률(ROA)과 기업순익률에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마이너스(-)'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 할당 업체의 배출량이 증가할수록 기업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친환경 규제 확대와 탄소배출권 가격 상승에 대응할 수 있도록 울산지역 주력산업 전반에서 탄소배출을 줄이고, 신사업 발굴을 위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환경 경제 전환이 예정된 경로인 만큼 본격적인 규제 시행 이전에 관련 경쟁력을 높이고, 선박용 하이브리드 전력시스템 등 에너지저장장치 산업을 활성화하고 연료전지산업 위주로 수소산업 등 신사업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배출권 매입 부담이 예상보다 더 많이 증가할 가능성에 대비, 탄소배출 감축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으로 배출권 무상 할당량을 줄이고 유상 할당 업종과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은행 울산본부 기획조사팀 원창희 과장은 "2021년 기준 우리나라 탄소배출권 가격은 t당 2만3,402원으로 EU의 7만2,690원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향후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 등 규제가 적용될 경우 불리한 입장이다"며 "단기적으로 기업에 규제 부담이 증가하겠지만 탄소배출권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 산업이 친환경 경제시스템에 부합하면서 중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태아 기자 kt25@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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