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벚나무 태화강은 나의 정원이다. 삼시세끼 밥을 먹듯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일 나가는 산책길이다. 강에는 나무들과 풀꽃, 곤충과 새들, 그리고 이것들을 품어 안은 생태공원이 조성돼 있다. 산책로로 들어서면 강이 푸르게 일렁이며 물비늘을 뿌려댄다. 백로가 액자 속 그림처럼 고독하게 서 있다. 오리 가족은 물고기와 숨바꼭질 중인지 물에 업혀 줄을 지어 다니며 논다. 4월이면 어디를 가나 벚꽃으로 희망의 팡파르를 터뜨린다. 태화강도 마찬가지다. 강 주위에는 비어 있는 곳이 없이 벚나무다. 태화강이 십리 대밭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
말과 두루미 그리고 고래, 울산과 인연이 깊은 세 영물중 수명은 가장 짧지만 제일 쓸모 있는 동물은 말이다. 선사시대 울산은 고래잡이 마을이었다. 역사시대에 접어들어 울산은 두루미의 고을, 말의 고장이 됐다. 하지만 더 이상 두루미와 말은 보이지 않고, 백로와 자동차가 가득하다. 고래는 자연사를 바꿨지만, 말은 세계사를 바꾼 인류의 동반자로 평가된다. 두루미는 혼자 태화강에서 물고기를 잡았지만, 말은 울산 사람들과 함께 위대한 울산을 발로 뛰며 만들었다. 이제 제주도 말 이야기에 밀려 울산에서 잊혀진 말 이야기를 해보자. 울산 문화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허사비스는 지난달 31일 가상화폐 등에 몰아쳤던 과열된 열풍이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AI 조직 ‘구글 딥마인드’의 최고경영자(CEO)인 허사비스는 이날 공개된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22년 11월 오픈AI가 AI 챗봇 ‘챗GPT’를 출시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AI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시장분석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투자자들은 AI 관련 스타트업에 모두 2,500건, 425억달러(약 57조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란 말이 있다. 칭찬이 과연 고래를 춤추게 할지는 의문이지만, 만약 고래가 춤을 춘다면 그 모양새가 정말 궁금하다. 분수처럼 물을 뿜으며 빙글빙글 돌까, 아니면 지느러미를 팔딱팔딱 거리며 뛰어다닐까? 그런데, 올해 울주에서는 고래의 춤을 볼 수 있다. 물론 고래가 직접 추는 춤은 아니다. 울주의 아이들이 상상력을 마음껏 펼쳐 만드는 춤이다. 울주문화재단은 지난 3월 7일, ‘꿈의 무용단’ 국비 공모 사업에서 치열한 경쟁 끝에 영남남부권의 거점기관으로 선정됐다. 향후 5년간 4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했고, 올
바다 명칭은 자연현상을 따른 경우와 역사와 정치적 목적에 따른 경우가 있다. 태평양(太平洋)은 그 넓은 바다가 조용해 붙여졌고, 대서양(大西洋)은 유럽 국가들 기준 서(西)편에 있어 붙여졌다. 바다는 일반적으로 파랗게 보이지만 흑해(黑海) 홍해(紅海) 백해(白海) 황해(黃海) 등 파랗지 않다고 붙인 명칭도 있다. 이유가 있다. ‘흑해’는 보스포루스(Bosporus) 해협을 통해 외해(外海)인 지중해와 연결되지 않을뿐더러 거대한 호수가 될 뻔한 바다여서 탁 트인 다른 바다에 비해 염도(鹽度)가 절반밖에 되지 않고, 외해수(外海水)와
우리나라 제18대 대통령을 지낸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31일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돼 4년 9개월이라는 긴 수감생활을 했다. 원래 20년이 넘는 형을 받았으나 지난 2022년 3월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그는 대통령 재임 4년 1개월보다도 무려 8개월이나 더 긴 수감생활을 했고 전직 대통령 중 최장기간 수감생활이란 기록을 남겼다. 지난 3월 출소 후 곧바로 대구 달성군 소재의 신축 사저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지만 가진 재산이 없다 보니 이 집 역시 후원자인 가로세로 연구소 등의 도움을 받아
대한노인회 지회장으로서 우리나라에 국민건강보험이 있어 참으로 든든하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플 때 맘 놓고 병원에 가고 입원도 할 수 있는 나라에 살고 있으니 말이다. 이러한 좋은 제도가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으려면 건강보험의 재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독일이나 일본 등 다른 나라에 비해 보험료율은 낮은 반면 건강보험 진료비는 2022년 기준 100조원을 넘고, 국민 1인당 연간 외래진료 횟수도 OECD 평균의 2.7배에 이른다고 한다. 특히 노인 진료비가 2022년 기준 45조 8,0
요즘 가정에서 사랑하는 자녀와의 대화시간, 가족 간의 대화시간 얼마나 되는가? 또 얼마나 많은 질문을 하는가. 그리고 질문하기를 좋아하는가? 우리는 질문하기를 싫어한다. 질문하면 두려워한다. 질문받기도 싫어한다. 우리는 제대로 된 질문하는 법을 모른다. 제대로 된 질문을 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입을 닫는다. 한 언론매체 조사에 따르면 아빠와 자녀와의 하루 평균 대화시간 약 37초, 가족 간의 하루 평균 대화시간 약 3분이라고 한다. 아빠가 퇴근해서 문을 열고 들어와 질문한다. "오늘 뭐 했어? 밥은 먹었니? 공부 잘했어? 별일 없었
온산국가산업단지 확장 사업이 본격화된다고 한다. 이 사업이 최근에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울산시는 온산국가산업단지 확장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함에 따라 총사업비 6,521억원이 투입해 한국산업단지공단과 울산도시공사가 공동으로 울주군 청량읍 용암리, 온산읍 학남리 일원에 2030년까지 산업단지 148만㎡를 조성한다고 한다. 온산국가산업단지 확장으로 지역 주력산업인 석유화학·비철산업 분야뿐만 아니라 수소·이차전지 등 미래 신성장산업의 육성 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반갑기 그
필자는 의사가 아니다. 당연히 의사 직역(職域) 생태를 알지 못한다. 하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발하는 의료계를 바라보는 눈은 불안하다. 의과대학 입학정원 2,000명 증원에 반대하며 전공의는 의료 현장을 떠났고, 교수는 사직과 단축근무를, 응급의학과 의사마저 집단사직을 예고함으로써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의료계 집단반발은 병원의 경영악화와 함께 직원의 희망퇴직으로 이어져 우려스럽기도 하다. 대통령은 의료계 반발이 장기화하자 지난 1일 대국민 담화를 했다. 그리고 과학적 근거를 담은
"아이들이 또 꼬챙이로 땅을 치면서 ‘범버꾸 범버꾸’하는 동안 춘돌이는 ‘얌냠’하고 냉큼 냉큼 잘도 주워 먹었다. 꼬챙이로 땅을 치다 보니 언제 콩을 주울 새도 없었고, 입속에 두어 알씩 까 넣은 콩마저 ‘범버꾸 범버꾸’하다 보니 씹을 수가 없었다"는 내용이 실린 오영수 선생의 단편소설 의 배경은 화장산이다. 이 화장산에는 오영수 선생도 잠들어 있는데 기슭 입구에 2014년 1월에 문을 연 울산 최초의 문학관인 오영수 문학관이 자리하고 있다. 자연의 향기와 함께 있는 오영수 문학관은 1층은 전시실, 2층은 난계홀이라 이름한
"선생님 잘 들어요. 첫날이 중요하거든요. 딱 그날 기싸움에서 이기면 이제 일 년이 편한 거에요. 필승비법을 알려줄 테니 모여봐요." 3월 개학일 전 신규 선생님들을 모아 농담 반 진담 반 풀어놓는 이야기가 있다. "선생님들. 첫날 교실에 들어가면서 앞문을 열고 소리를 지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게요. 이 방법으로 아이들의 코를 납작하게 누르고 첫 기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어요. 첫날 아이들은 두 부류로 나눠요." "첫 번째는요. 숨소리만 들리도록 조용히 하고 있는 경우에요. 바뀐 교실, 바뀐 친구, 바뀐 선생님으로 긴장하고 있을
두달 가까이 요란하게 이어진 국회의원 총선관련 이슈가 이제 막바지에 왔다. 오늘이 바로 그 종착점인 선거일이다. 흔히 지금의 우리 정치를 두고 ‘정치가 개판이다’라는 말을 쉽게 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우리 정치는 대화와 타협이라는 오래된 접근법을 버리고 투견장을 방불케하는 싸움판이 돼 버렸다. 여야 할 것 없이 정치 지도자들은 서로를 향해 삿대질만 요란하다. 그런 소란 속에서 두달 이상을 참고 견딘 것은 다름 아닌 국민들이다. 여당의 내부 갈등이나 말실수에서부터 야당의 대표 사법리스크와 후보들의 여러 문제까지 국민들은 겉으로 드러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선거 벽보 등을 훼손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5일 울산 곳곳에서 선거 벽보와 현수막이 훼손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울산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제 22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의 선거 벽보를 울산지역 천 352곳에 부착했다고 밝혔다. 선거 벽보란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의 기호, 이름, 사진 공약 등을 적어 붙인 벽보를 말하는데, 선거 벽보 훼손 행위에는 벽보에 낙서를 하거나 페인트 등을 칠하는 행위, 벽보를 찢거나 끊는 행위, 벽보를 철거하는
대기업 본사 및 R&D센터가 수도권으로 죄다 이전하면서 울산은 과거 산업도시의 영광을 잃고 생산기지로 전락했다. 머리 역할은 수도권에서 하고 팔다리만 울산에 남은 것이다. 그러나 극심한 수도권 쏠림과 지방소멸의 위기 속에서도 기업 하기 좋은 울산, 다시 잘사는 도시를 되찾기 위해 김두겸 시장 이하 전 시민이 맞손 잡고 와신상담 노력해 왔다. 최근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공장,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 고려아연 및 삼성SDI의 이차전지 투자 등 많은 기업이 20조원에 달하는 사업비로 공장을 신·증설하면서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일본은 우리 동해(東海)를 자기들 멋대로 일본해(日本海)라 불러대면서 우리 국민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있다. 우리가 이 사실을 관계 국제기관에 보고하자 국제수로기구(IHO)는 일본에 ‘동해(東海·Donghae·East Sea)·일본해(日本海·Sea of Japan)’로 병기(倂記)할 것을 한국과 협의하라고 지시했다(지도참조). 사실 일본입장에서는 자기 나라 서(西)편에 있는 바다를 동해(東海)라고 호칭하면 모순이긴 하다. 그런 경우를 대비해 IHO는 병기할 것을 지시했다. 이런 경우가 있어 세계 지리학계는 바다 명칭 작명 때 역사
김성진 박사의 한국인 게놈 프로젝트에서 해독한 DNA 조각 수는 무려 17억5,000만개였다. 총 합산된 DNA 길이로는 821억 염기(base pair)에 해당된다. 이 양은 한 개인 유전체 총량의 29배에 해당하며, 현재 널리 쓰이는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형태로는 82 기가바이트의 용량이다. 게놈 길이 하나의 29배나 되는 양으로 서열을 해독한 이유는 해독 장비가 완벽히 오류 없이 서열을 해독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표준 게놈 서열에 SJK를 비교 해본 결과 표준 게놈 대비 99.90%에 부합됐다. 서양인 표준게놈과
이전 아버지 직장으로 인해, 어린 나이에 해외로 전전하던 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나의 유일한 희망은, 테이프 꽁꽁 둘러싼 할머니의 물 건너온 선물박스였다. 언제나 그 박스 안에는, 각종 한국 라면과 할머니 취향의 방송프로그램을 녹화한 비디오테잎이 들어있었다. 박스를 뜯자마자 얼른 라면 하나를 끓이고, 서둘러 마음 졸이며 테잎을 재생시키는 것은, 나의 가장 큰 위안이자 행복이였다. 그중, 나의 최애 프로그램은 ‘전국노래자랑’이었다. 당시 내 또래의 어린이부터 나이 지긋한 노인분들까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 다양한 퍼포먼스들은, 나의
본격적인 영농철이 도래했다. 부쩍 따뜻해진 날씨에 한해 농사를 준비하고자 바쁘게 움직이는 농민들의 모습을 보면 농촌의 생동감이 절로 느껴지는 시기이다. 농사를 준비하는 일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겨우내 얼어있던 논과 밭을 정비하고 영농자재를 준비해 경작지를 관리하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 이 시기 농촌 마을을 방문하면 경작지 이곳저곳에 방치된 영농폐기물 더미를 쉽게 볼 수 있는데, 이것을 처리하는 것이 농민들의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영농폐기물이란 영농자재 사용 후 폐기물로 배출되는 것을 말하는데, 광의적으로 보면 영농폐자재,
우리는 지금 영상 매체 시대에 살고 있다. 현장보다는 화면을 통해서 상영되는 이미지에 익숙하다. 여기에 핸드폰의 등장으로 손가락 하나만 까딱하면 언제 어디서나 온갖 작품들을 접할 수 있다. 현장성이 특징인 공연물도 녹화나 실시간 중계로 감상이 가능한 시대가 됐다. 드라마, 영화, 다큐멘터리, 연극, 콘서트 등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장르와 가짓수도 엄청나다. 이렇게 넘쳐나는 영상물 시대에 꼭 현장에 가서 공연을 봐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하는 ‘태양의 서커스' 공연이 한국에서 상연됐다. 관람비가 좌석에 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