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세동(동구문화원 부설 지역사연구소 소장)
- 승인 2011.06.07 22:12


북구 강동동 어물의 ‘산두골’은 황토전 앞을 흐르는 금천 상류 물청치이 계곡의 길을 따라 줄곧 서쪽으로 오르면, 계곡중턱쯤에 어물동의 큰 저수지를 만나게 되는데, 어물동 지역을 흐르는 계곡의 물길들은 모두 이곳을 향해 모여든다. 옛날 사람들은 산지에서 지역의 경계를 정할 때는 산의 능선을 따라 빗물이 어느 곳으로 흘러드느냐는 수계에 따라서 경계선이 정해졌기 때문에 어물동의 지역경계선은 율동과 효문, 연암 뒷산 능선까지 점하고 있다.



율동(栗洞)과 밤나무골
지명중에 과일 이름 비슷한 지명 뒤에는 꼭 나무가 붙어서 ‘감나무골’, ‘배나무골’, ‘풍지나무골’, ‘밤나무골’ 등으로 마치 과일나무가 많이 식생해서 붙여진 지명 같지만, 그 뿌리 말은 과실목과 전혀 상관이 없는 경우가 많다. ‘감’은 ‘지모신(地母神)’ ‘감’을 상징하는 지명으로 ‘어미골’, ‘굼골’ 등을 뜻하며, ‘배’는 산의 고어 중 하나로 ‘배내골’ 등에서 산을 의미한다. ‘풍지’는 ‘불다’는 뜻을 인용하여 ‘부리(山)’의 의미를 가진 지명이다.
율동(栗洞)은 밤나무가 많아서 붙여진 지명 같지만, 논가(논배미)에 있던 마을이라서 붙여진 이름으로, ‘논배미마을’이 줄어지면서 ‘배미말 > 바미말 > 밤말(栗洞)’로 음운이 옮겨간 지명이다.
또 ‘논배미’는 ‘회야강(回夜江)’에서 ‘밤야(夜)’자로 쓰였는데, 1911년경에 발간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지지자료」에는 “됨밤강”으로, 한글표기도 함께 표기되어 있어서 당시의 순우리말 지명은 ‘됨밤강’으로 불렸으며, ‘논배미를 돌아 흐르는 강’에서 유래된 지명임을 어렵잖게 알 수 있지만, 지금의 ‘회야강’이라 부르는 이름은 이두로 표기한 한자의 음(音)대로 읽음으로써, 그 어원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다. 또 온산읍 덕신의 ‘신밤(新庚)’은 ‘새논배미’ 마을에서 ‘바미(밤)’를 밤의 시각(夜時)을 나타내는 ‘경(庚)’자로 쓰였다. 또 일산동의 율미들(栗味坪), 야미말(夜味里) 등도 ‘논배미’에서 유래된 지명들이다.
강동과 어물(於勿)
두 물줄기가 합쳐지는 곳의 땅이름은 지방마다 조금씩 다른 유형의 지명들이 있다. ‘쌍수리’, ‘양수리’, ‘아우네’, ‘어울물’, ‘아오라지’, ‘모둠내’, ‘두뭇개’, ‘두물머리’, ‘두물거리’, ‘어물’, ‘쌍거리’, ‘쌍개받이’ 등 지방의 방언으로 자리 잡은 지명들은 그 지역마을 사람들에게 친근한 이정표로, 고향의 향수를 담아내고 있는 아름다운 지명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