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전세버스 기사들이 다른업종으로 갈아타거나 수입이 일정한 통근·통학 버스로 옮기면서 전세버스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사진은 북구 한 차고지. 울산매일 포토뱅크
코로나19로 전세버스 기사들이 다른업종으로 갈아타거나 수입이 일정한 통근·통학 버스로 옮기면서 전세버스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사진은 북구 한 차고지. 울산매일 포토뱅크

 

 

 울산에서 전세버스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3년간 전세버스 기사들이 다른 업종으로 갈아타거나 수입이 일정한 통근·통학 버스로 몰려들어 일반 전세버스 운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을부터 코로나19가 잦아들면서 수학여행과 단체관광이 부활하고 있지만 정작 전세버스 업계는 급등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작년 수학·단체여행 등 힘입어 기지개

 16일 울산광역시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울산전세버스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부터 체험학습·야유회 등 단체행사가 늘면서 전세버스 수요가 늘고 있다. 울산전세버스조합이 제공한 연도별 전세버스 운행등록 발급건수를 살펴보면 2019년 5만9,238건의 운행횟수가 2020년 1만4,777건으로 약 75% 하강했고, 이는 2021년 1만5,334건으로 지속됐다. 그러다 지난해 6월부터 코로나19 엔데믹을 선언하면서 움츠렸던 수학여행과 단체관광 수요가 늘면서 2022년 전세버스 운행횟수가 3만6,426건으로 전년 대비 2배 넘게 상승했다.

 하지만 정작 전세버스 업계는 밀려드는 수요를 붙잡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울산전세버스조합 16일부터 열리는 17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 준비하는 울산시로부터 전세버스 30대 대절 문의를 받았다. 조합 측은 운행이 가능한 전세버스 업체를 찾아봤지만 1대도 구하지 못했다. 결국 시에서 직접 업체를 수배해 대회 1주일 전에 5개 회사로부터 버스를 빌릴 수 있었다.

 또 남구 고래문화재단은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열린 울산고래축제의 셔틀버스 운영을 위해 지난달 초 전세버스 입찰공고를 냈지만 아무도 응찰하지 않아, 재단에서 직접 버스를 수배해 겨우 일정에 맞출 수 있었다. 

 지난해 축제도 가을 행락철과 맞닿아 3차례 입찰공고가 모두 유찰돼 직접 전세버스를 수배한 바 있다.

 남구 무거동의 한 초등학교는 수학여행 이동수단으로 전세버스를 입찰했지만 울산지역에서는 응찰하는 업체가 거의 없는 데다, 계약금 협상에서도 여러 차례 난항을 겪자 아예 가격이 저렴한 부산의 한 업체와 수의계약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전세버스 품귀 현상은 운행 버스가 줄어든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업종을 갈아타거나 통근·통학 버스 등으로 발길을 돌린 기사가 늘어나서다. 통근·통학 버스는 수요가 들쭉날쭉한 일반 전세버스에 비해 운행횟수가 정기적이라 임금이 꾸준히 지급되는 등 안정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 일각선 외국인 근로자 채용 주장도

 울산전세버스조합에 따르면 울산지역 전세버스 기사 수는 △2019년 719명 △2020년 838명 △2021년 823명 △2022년 808명 △2023년 852명으로 집계됐다. 기사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2021년보다 오히려 늘었으나 여기서 약 70~80%가 통근·통학 기사이고, 또 약 10~20%는 상시 근무자가 아니라 이름만 등록돼 있어 일반 전세버스를 운행할 기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조합의 설명이다.

 전세버스 자체가 줄어든 영향도 크다. 현재 울산지역에 등록된 전세버스는 891대다. 코로나19 직전이었던 2020년 924대 대비 33대 줄었다. 보유대수로 따지면 같은 기간 924대에서 845대로 79대나 줄었다. 등록·보유대수가 다른 이유는 업체들이 대폐차 등을 번호판만 남겨두고 운영은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건주 울산전세버스조합 부장은 "코로나19 때 업계를 떠난 기사들은 돌아올 기미가 없고, 신규 인력 유입도 기대하기 어렵다 보니 기사 수가 계속 줄고 있다"며 "업계 내부에서는 농어촌처럼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자는 주장도 나온다"고 토로했다.

 이어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요소수 대란, 고유가, 물가 상승 등으로 회사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업체들이 운영난에서 헤어나올 수 있도록 유가 보조 등 정부와 울산시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윤병집 기자 sini20000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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