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남구 선암동과 울주군 청량읍 일대 유일한 고등학교인 삼일여자고등학교가 오는 2026년 3월 울산삼일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하고 남녀 공학으로 전환한다.
30년간 1만899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지역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달려오다 건물의 안전문제로 개축공사를 추진하면서 잠시 멈춰섰는데, 3년 만에 새로운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
지난 16일 오후 남구 선암동 삼일여고 앞. 학생들이 수업을 듣던 건물은 온데간데없었고, 학교 인근 상가들도 예전의 활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해 2월 제28회 졸업식을 끝으로 삼일여고로 등·하교하는 학생들이 없기 때문이다.
인근 상인 A씨는 "울산 중심부인 남구에 속해있지만 선암동은 개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마치 외딴섬처럼 고립된 듯한 동네"라면서 "그래도 삼일여고 학생들이 북적이며 밝은 분위기를 만들어줬는데, 지금은 동네가 많이 침체됐다. 빨리 학생들이 돌아오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선암동은 물론 인근 테크노산업단지가 있는 두왕동, 울주군 청량읍까지 고등학교가 없는데다, 학급 과밀·과대 문제로 신정동, 야음동 지역 학부모들도 삼일여고의 개교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덕하리에 거주하는 학부모 B씨는 "당초 2025년 개교를 기대했었는데, 개축공사가 지연돼 학교측에 공사부지 옆 유휴 교실을 활용해서 신입생을 받아달라고 요청했다"면서 "덕하지역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모두 같은 마음이다. 안전 문제로 어렵다고 들었는데, 늦어도 2026년에는 반드시 개교할 수 있도록 울산시교육청에서 신경 써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울산시교육청은 지난 13일 삼일여고 법인인 LCM교육문화재단이 지난해 신청한 '삼일여자고등학교 교명 변경인가'에 대해 2026년 3월 1일부터 1학년 신입생 대상 공학으로 전환하며, 교명을 '삼일여자고등학교'에서 '울산삼일고등학교'로 변경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회신했다.
또 2026학년도 후기 일반고 입학전형 요강과 2026학년도 신입생 배치(정)계획 수립시 이를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삼일여고의 개축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난 2020년 교육부로부터 건물 안전진단결과 붕괴 위험 수준인 D등급을 통보받은 삼일여고는 이전 신축과 현 위치에서의 개축 문제를 논의했다. 2022년까지만 해도 도시개발사업으로 신도시가 조성된 북구 송정지구로의 이전이 유력했는데, 부지매입비에서 이견이 발생하며 고등학교가 없는 청량읍으로 이전을 선회했다.
그러나 이 역시 부지매입 비용 등 현실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았고, 지역 주민들과 상인들, 삼일여고 동문회에서 청량 이전에 반발하면서 현 위치에 잔류해 '건물 보강'을 하기로 했다. 당초 이전 신축을 검토한 이유는 개축보다 빠르게 신입생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였다. 이때도 상대적으로 공기가 짧은 보강을 택한 것이었다. 그런데 '개축'도 이전 신축보다 빨리 진행할 수 있다는 판단이 나왔고 같은해 10월 개축으로 최종 결정했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재단에서 신청한 남녀공학 전환과 교명 변경에 별다른 특이점이 없어 최종 승인했다"면서 "2026년 3월부터 다시 신입생을 받을 예정인데, 개축공사 진행 여건 등에 따라 신입생 배치 시기가 변동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삼일여고 관계자는 "선암동과 청량읍 등 인근 학부모들이 개교만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여기에 최근 2,000세대 규모의 남구 B-08 재개발사업까지 추진되고 있어 학교가 적기에 개교해야 학무보들의 시름을 덜 수 있다. 조속히 개교 준비를 마치고 지역인재 양성 요람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상아 기자 secrets21@ius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