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태화강국가정원을 찾은 권모(31) 씨는 불꺼진 편의점을 보고는 머리를 갸우뚱했다. 권 씨가 한창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터라 문닫을 시간이 아닌 걸 알기에 더더욱 그랬다. 찢어진 방충망 사이로 내다본 가게 안은 노란 장판 위에 새까만 작업화 발자국만 남겨진 채 텅 비어 있었다.
울산 시민과 관광객들의 쉼터 역할을 해온 태화강국가정원 내 유일한 편의점이 문을 닫았다.
27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는 해당 편의점의 임대업자와 연장 없이 지난 24일부로 계약을 종료하고 영업을 중단했다.
이곳은 태화강국가정원 내 유일한 편의점으로 야외공연장과 십리대밭교 인근에서 지난 2011년부터 약 15년 동안 운영돼 왔다.
편의점 운영이 중단된 것은 해당 부지 일대에 국제정원박람회를 위한 리모델링이 예정됐기 때문이다.
시는 2028 국제정원박람회 개최를 앞두고 야외공연장과 십리대밭교 일원에 대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편의점 부지도 사업 구역에 포함되면서 운영 종료를 결정하게 된 것.
편의점은 야외공연장과 십리대밭교 인근에 위치해 국가정원을 찾는 시민들의 간단한 식음료 구매와 휴식 공간 역할을 해왔다. 특히 산책과 자전거 이용객,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이용 빈도가 높았던 만큼 갑작스러운 운영 종료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 시민은 “태화뜰(국가정원 승격 전 명칭) 때부터 오가던 추억의 장소인데 갑자기 사라진다니 허전하다”라며 “만남의 광장 부근에는 상가가 많아서 그렇게 불편하지 않을 수 있는데, 정원 깊숙이 들어가면 물건을 파는 편의시설이 여기 밖에 없어서 애용했는데 너무 아쉽다”라고 전했다.
일부 시민들은 서울 한강공원처럼 상시 운영되는 대형 편의점을 도입해줬으면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국가정원을 찾는 방문객 수가 꾸준한 만큼 단순 매점 수준을 넘어 휴게 기능을 강화한 편의시설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울산시는 편의점 재운영에 부정적이다. 시는 그동안 매출 부진 문제가 있었고, 박람회 이후에도 재운영은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최근 방문객이 적어 운영이 쉽지 않다는 게 임대업자의 의견이었다. 야외공연장에서 주기적으로 행사가 열려도 푸드트럭을 공수하는 경우가 많아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내부적으로 박람회 이후 편의점 재운영 여부를 보다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