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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방어진항…추억속을 거닐다‘방어진 근대역사투어’ 코스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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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은 기자
  • 승인 2013.11.22 2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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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어진항 방파제 축조기념비’ 근처에는 포장마차가 있어 방파제에 부딪치는 파도소리를 감상하며 신선한 회를 먹을 수 있다.

울산 도심과는 동떨어진 섬처럼 일제강점기 적 어촌풍경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곳, 방어진. 지금의 울산은 공업도시로 이름을 알리고 있지만, 100년여 전 일제강점기 시절 어촌이었던 방어진은 지역 경제의 중심지였다. 어족자원이 풍부해 당시 일본 어부들이 잇따라 자리 잡았고, 그때 들여온 일본, 서양문물로 방어진은 당시 지역에서도 가장 번영했다. 지난 주말, 더 추워지기 전에 옛어촌의 모습이 남아있는 이곳을 찬찬히 둘러보고 싶어 동구에서 지정한 ‘방어진 근대역사투어’ 코스를 걸어봤다. 코스는 <슬도~드라마 ‘메이퀸’ 촬영지~방어진 성끝 벽화마을~울산수협위판장~방어진항~적산주택거리~방파제 축조비~방어동 노거수~방어진철공조선(현 세광중공업)> 순이다.

일제강점기 어촌 모습 간직…당시 경제 중심지

바다 가로지른 ‘슬도’ 아기자기 ‘성끝 벽화마을’
어촌·도심 공존하는 오묘한 풍경 ‘방어진항’
‘적산주택거리’ 1921년 울산서 첫 전기 들어와
‘방어진항 방파제 축조비’ 민족 아픔 남아있어

   
▲ 탁 트인 바다와 하나의 연주 같은 파도소리를 즐기며 슬도교를 건너면 작은 외딴섬 슬도에 도착한다.
   
▲ 아기자기한 벽화로 재단장한 성끝 마을엔 60~70년대 어촌모습이 남아있다.

●한적한 어촌마을의 정취…슬도~방어진 성끝 벽화마을

외딴 작은 섬 슬도는 파슬도의 바위구멍 사이로 드나드는 파도소리가 마치 거문고(슬·瑟) 소리처럼 들려 이름 붙여졌다. 슬도 자체도 좋지만, 입구에서 슬도까지 바다를 가로질러 놓여진 길 역시 하나의 멋진 코스다. 입구 인근에는 수십여 척의 어선이 둥둥 떠 있고 직접 잡은 해물을 손질하는 해녀의 모습도 보여 한적한 어촌의 느낌을 준다. 입구 저 멀리 새하얗게 펼쳐진 길 위로 무인등대와 아기고래를 업은 어미고래 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슬도의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슬도교에 서면 왼쪽엔 대왕암이, 오른쪽으로는 방어진항과 우뚝 솟은 크레인, 고층 건물들이 삭막하게 우거져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걷는 동안 들리는 방파제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 뱃고동 소리, 바람 소리 모든 것이 합쳐져 하나의 연주곡이 된다.

‘욕망의 불꽃’, ‘메이퀸’의 촬영지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곳은 영화 ‘친구2’ 촬영지로도 이름을 알릴 것 같다. 등대 인근에는 바다 방향으로 벤치가 곳곳에 설치돼 있어 날이 춥지 않다면 앉아서 사색에 잠겨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낚시를 하는 사람도 종종 보인다. 계단을 올라 등대 위에서 보는 탁 트인 바다도 장관이다. 섬에서 빠져나와 입구 인근에 있는 성끝 벽화마을에 들린다. 60~70년대 해안가 마을의 특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이곳에 벽화골목이 조성된 지는 1년 정도 됐다. ‘향수바람길’이다. 들리는 것은 오직 희미한 바다소리일 정도로 한적했다. 삶의 터전인 만큼, 관광객들도 다들 소곤거리며 조용히 감상하는 분위기다. 바다소리를 들으며 구불구불한 담장길 따라 아기자기한 그림들을 감상하다보니 시간이 금방 간다. ‘참잘했어요’ 도장을 패러디하거나, 고래, 시화를 그려낸 담장들이 특히 눈에 들어온다. 그림이 많진 않지만 구민들이 힘을 모아 그린 그림이라고 하니 더욱 의미가 깊어보였다.

   
▲ 방어진항 일대에 자리 잡고 있는 ‘방어진 공동 어시장’에서는 갖가지 말린 생선을 볼 수 있다.

●활기찬 어촌 사람들을 만나는…울산수협위판장~방어진항

마을에서 나와 도로를 따라 몇 분 더 걷다보면 바다를 향해 서 있는 긴 흰색 건물의 울산수협위판장과 방어진항에 정박해 있는 커다란 배들이 눈에 들어온다. 건물 뒤의 아파트와 고층 건물들이 확연히 눈에 들어오면서, 어촌과 도심이 공존하는 듯한 오묘한 풍경을 만난다. 새벽에 잡아들인 생선을 경매로 사고파는 이곳의 진면목은 새벽에 와야 볼 수 있다. 이날 방문했을 때는 경매 후 건물 안에 즐비하게 쌓아둔 경매물품을 지게차로 옮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경매 후에도 여전히 사람들은 분주한 모습이었다. 방어진항 부근에서는 멸치, 방어, 상어, 대구, 갈치, 청어 등 각종 고기떼들이 모여들어 매년 9월부터 4월까지는 어선들이 이곳에 운집한다. 위판장 앞으로 펼쳐진 방어진항을 보니 과거 융성했을 당시의 항구 모습이 저절로 그려진다. 바다에 떠 있는 선박들 너머로는 슬도가 보인다. 과거에 비해 쇠락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몹시 고단할 몸을 이끌고 그물을 다듬고 있는 어부들의 모습도, 취미로 낚시를 즐기러 온 사람도 항구의 풍경 중 하나였다.
 

   
▲ 적산주택거리에는 일제식 적산가옥이 10여 채 남아있어 옛 어촌풍경을 짐작케 한다.

●일제의 흔적이 한눈에 보이는…적산주택거리

수협위판장 앞 도로를 따라 걸으면 주택가와 어시장, 상점, 항구가 혼재돼 있는 풍경이 나타나는데, 해방된 지 70년이 다되어가는데도 도로와 건축물 곳곳에 일제의 잔영이 남아있다. 항구 쪽에는 ‘방어진 공동 어시장’이 있는데, 오징어, 도루묵 등을 깔끔하게 손질해 꼬들꼬들하게 말려 파는 것이 특징이다. 멀리서 온 방문객들도 마음 놓고 구입할 수 있다. 어시장 뒤 거리에는 일본식 가옥 형태를 지닌 적산가옥 10여 채가 남아있다. 이 주택거리는 1921년 울산에서 처음으로 전기가 들어온 곳이기도 하다. 적산가옥은 현재 치킨집이나 삼계탕집, 찻집, 이불집 등으로 운영 되고 있다. 세월이 흘러 페인트칠 한 벽의 색이 바라기도 하고 다시 개조하기도 했지만, 조그만한 창틀이나 입구에서 옛 흔적을 느낄 수 있다. 키 작은 지붕건물 사이로는 당시에 지어진 목욕탕도 남아있다.
 

   
▲ 방파제 축조기념비는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인 수산업자들이 한국인들을 동원해 축조한 방파제 준공을 기념해 제작한 것으로, 민족의 아픔이 고스란히 베여있다.

   
▲ 방어동 노거수는 동구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로, 용나무라고도 불린다.

●근대조선산업의 흔적을 엿보는…방파제 축조비~세광 중공업

골목에서 빠져나와 걸으면 방어진항의 풍경을 보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방어진활어센터가 있고, 인근에는 횟집이 즐비해 회를 먹으러 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활어센터 옆에는 옛 방어진 철공조선이 있던 곳으로 울산 조선산업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세광중공업 건물이 거대한 자태를 뽐내며 서 있다. 건물 바로 앞에는 동구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라는 방어동 노거수(보호수)가 용궁사 지붕을 덮듯 서 있다. 하지만 건물 뒤로는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건물 뒤에는 1923~1928년 일본인 수산업자들이 한국인을 동원해 축조한 항구시설과 방파제 준공을 기념하는 ‘방어진항 방파제 축조기념비’가 남아 있다.

당시 희생된 민족의 아픔이 세월이 가도 씻겨지지 않는 듯, 축조비에는 불긋불긋 녹이 쓸어있다. 축조비 근처에는 포장마차가 있어 방파제에 부딪치는 파도소리를 감상하며 신선한 회를 먹을 수 있다. 아직 완전히 현대화가 되지도, 근대에 머물러 있지도 않은 이곳을 걷는 내내 한쪽 편에는 늘 바다가 있었다. 도보 2시간이 소요되는 2.5km의 짧지 않은 길에 옛날 번성했던 방어진의 모습이 흑백사진처럼 남아있었다.
글·사진=김지은 기자 fantastig@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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