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조선소 노동자 삶 담은 연극 ‘말뫼의 눈물’ 서울 대학로서 공연 中

 

극단 ‘미인’ 대표 김수희 극본·연출
노동현장·인간군상 사실적 표현
지난달 첫 무대 후 꾸준히 호평
이달 12일까지 선돌극장서 선봬

연극 ‘말뫼의 눈물’을 연출한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

울산의 조선소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작품이 서울 대학로에서 선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작품은 극단 <미인>의 ‘말뫼의 눈물’. 6일 극본·연출을 맡은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와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 대표는 “‘산업’이 아닌 ‘조선소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 문제를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말뫼의 눈물’은 스웨덴 도시 ‘말뫼’에 있던 세계적인 조선업체인 코쿰스가 문을 닫으며 내놓은 당시 세계 최대 크레인의 별칭으로, 지금 현대중공업이 사들여 울산에 설치돼 있다. 조선업으로 대표되는 도시의 상징이기도 한 대형크레인이 가진 별칭 자체가 크레인을 의인화해서 나온 것이어서 더욱 흥미를 준다. 

2014년 ‘공장’ (박찬규 작·김수희 연출)이라는 작품으로 노동현장의 문제점을 다룬 적이 있었던 김수희 대표는 그 연장선상에서 이번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작품은 조선소라는 자신의 삶의 터전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긴밀하고 사실적인 드라마를 통해 지속적으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다른 특별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 우리와 함께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임을 보여준다. 조선업의 발전으로 경제발전과 ‘부’를 보았던 이들, 열심히 일을 해도 하청 노동자나 파산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 산업역군으로 한 평생의 자부심이 있는 기성세대, 앞날이 불안정한 젊은 세대 모두 이 거대한 ‘말뫼의 눈물’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연극 ‘말뫼의 눈물’에서 울산 조선소 사람들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표현해 호평받고 있는 극단 ‘미인’ 출연진들.

김 대표가 이번 작품을 쓴 데는 여러 배경이 있었으나 가장 큰 이유는 함께 작품을 해 온 박찬규 작가의 권유와 거제(거제에는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있다)가 고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품연습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 제작진들과 거제의 한 조선소를 견학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견학을 마칠 무렵 조선소는 건재하다. 잘 지키고 있을 테니 응원해 달라는 조선소 직원들의 말이 아직도 귀에 선하다”면서 “울산의 조선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국 조선소 현장 노동자들의 이야기다. 자칫 잘못 표현된 내용도 있겠지만 연극을 보고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26일부터 펼쳐진 무대는 시간이 갈수록 관객 수가 늘고 있다. “배우들의 앙상블이 좋다”,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알게 돼 놀라왔다”, “영상이 작품이해에 도움을 준다” 등의 반응이라고. 

김 대표는 극단을 꾸린지 11년차가 됐다. 초창기에는 ‘잘 만들어 보고 싶다’, ‘주목 받고 싶다’는 바람이 간절했지만 지금은 작품을 무대에 올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다고 한다. 그렇기에 사회를 올바로 바라보는 시선을 꾸준히 견지해 올바른 작품을 만들어 가고 싶다는 소망도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 2013년 제34회 서울연극제에서 ‘올해의 젊은 연극인상’을 수상했다. 
한편 연극 ‘말뫼의 눈물’은 남미정, 남문철, 김시영, 박성연, 조주현, 최정화, 권태건, 박신운, 김상보가 출연한다. 오는 12일까지 서울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이어진다. 문의 070-7918-9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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