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대상지역 해제로 영남권 부동산시장 주목
울산 아파트 5년간 하락 지역 거점도시와 격차
부산·대구 등 도시 경쟁력 따른 매매가격 주목

심형석 미국 SWCU대학 교수

정부의 뜬금없는 조정대상지역 해제로 인해 지방 부동산시장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대부분의 수혜는 우리 지역에서 그 동안 유일하게 규제를 받던 부산이 가져가는 듯하다. 해운대, 수영, 동래라는 핵심 3개지역이 모두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지역 투자자뿐만 아니라 서울에서까지 원정투자가 몰려드는 중이다.
부동산 현장의 흐름을 이해하는 분들은 예상했듯이 이미 올해 초부터 부산, 울산, 경남 부동산시장은 훈풍이 돌았다. 울산 북구 송정지구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은 올해 초에 없어졌고 이미 옥동 등 핵심지역의 아파트에도 수도권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감지됐다. 부산과 수도권에서는 익숙한 사업방식인 재개발사업도 마찬가지다. 중구 B-04, 05 그리고 남구 B-08 구역 또한 수도권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바야흐로 본격적으로 지방(영남권) 부동산시장의 부활이 시작되는 듯하다.

좋든, 싫든 울산 아파트시장도 이런 흐름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5년 가까이 하락했으며 내년 이후 입주물량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오롯이 자산가치 측면에서만 본다면 울산의 아파트는 수도권이 아닌 주변지역 대도시들과 경쟁한다. 가깝게는 부산과 대구, 멀게는 대전과 경쟁할 것이다. 대구와 대전은 최근까지도 부동산시장이 좋은 지역이었으며 부산은 이제부터 좋아질 지역이라 평가된다. 지역 거점도시들의 상황이나 경쟁력이 다르다는 말이다.

울산의 아파트 가격이 수도권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면 지역 거점도시(광역시)들과의 격차가 어떻게 움직여왔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미래의 울산 아파트 가격의 상승을 점쳐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가장 가까운 부산과의 평균 매매가격을 비교해보자. KB국민은행의 자료에 의하면 2011년10월 부산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울산에 비해 1.25배 높았었다. 부산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2억이 넘었으나 당시 울산은 1억6,000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울산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부산보다 높아지게 된다. 2016년 3월 울산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2억5,447만원)은 근소한 차이로 부산의 평균 매매가격(2억5,423만원)을 추월했다. 하지만 이런 호사도 잠시뿐 두 지역간 가격은 역전되기 시작해 2019년10월 현재는 1.22배로 다시 벌어졌다.

부산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이 2억8,000만원을 넘어선데 반해 울산은 2억3,000만원선에 머물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울산만이 아니라 부산 또한 최근까지도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한 대표적인 지역이었다는 점이다. 가격이 하락했지만 부산보다 울산의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이 더욱 컸다는 것은 향후 울산 아파트에 대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여타 도시들과의 격차 또한 계속 벌어지는 중이다. 2012년10월 대구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울산의 93%에 불과했다. 하지만 대구와의 격차는 최근 가장 크게 벌어져 2019년10월 현재는 대구가 울산에 비해 무려 1.33배나 높다. 여전히 부동산경기가 좋은 대전도 마찬가지다. 2016년10월 울산 아파트 매매가격의 86% 수준에 불과하던 대전 아파트는 2019년10월 현재 울산에 비해 1.12배 높아졌다.

정부의 부동산규제 해제와 지원으로 지방 부동산시장이 부활한다면 그 수혜를 받는 지역은 영남권이 될 가능성이 크다. 거기에다 혁신도시 시즌2와 예비타당성 면제로 인한 토지보상 등이 그 가능성을 더 높일 것이다. 하지만 그 수혜를 모든 도시가 동일하게 받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안일한 판단이다. 그 도시 자체의 경쟁력에 따라 매매가격의 상승률이 더 커지는 곳도 있고 상승기간이 더 지속되는 곳도 생길 것이다. 지방 대도시(광역시)의 아파트 매매가격 차이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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