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섭시의원

스스로 좋아하는 분야 공부…학교 밖서 환경문제 갈증 해결
성적 지상주의·무한경쟁 그늘 벗어나 교육 다양성 확보돼야
교육 주체 학생·선생님·학부모 인식개선·적극적 참여 필요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죽어가고 있어요. 생태계 전체가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멸종이 시작되는 지점에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전부 돈과 끝없는 경제성장의 신화에 대한 것뿐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그레타 툰베리는 지난해 9월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이처럼 강력하고 격정적인 연설을 펼쳤다.
세계 각국의 정상과 정부대표, 산업계 및 시민사회 지도자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툰베리는 전 지구적인 위기인 기후변화에 대해 지금 당장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스웨덴 국적의 환경운동가라는 칭호를 얻고 있는 그레타 툰베리는 16살의 앳된 소녀이다. 그러나, 툰베리는 가장 영향력 있는 환경운동가의 반열에 올라 있다. 
지위와 나이에 굴하지 않고 할 말은 하는 거침없는 직설과 행동으로 세계인의 주목을 끌고 있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뉴스가 될 정도로 비중 있는 뉴스메이커가 되었다.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10대 환경운동가는 작년 노벨평화상 후보에도 올랐으며, 타임지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타임지의 올해의 인물은 아무나 될 수 없으며, 그만큼 툰베리의 언행은 묵직한 울림을 주고 있다. 
연극인 아버지와 가수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레타 툰베리는 2011년 우연한 기회에 기후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난 뒤 환경문제에 집중하게 되었다고 한다. 
하루의 대부분을 환경문제를 공부하는데 할애할 정도로 집요했던 툰베리는 이로 인해 아스퍼거 증후군과 강박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환경문제의 문외한이었던 툰베리는 아스퍼거 증후군과 강박장애를 딛고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서는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실력과 능력을 갖추었다. 
아는 것에서 머물지 않고 툰베리는 행동으로 옮겼다. 학교에 결석하고 국회로 간 툰베리는 ‘기후를 위한 학교파업’이라는 피켓을 들고 기후변화 대책마련을 촉구하며 혼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어쩌면 어린 나이에 무모한 행동이라고 할 수 있는 그레타 툰베리의 1인 시위가 한달을 넘기자 툰베리 또래의 학생부터 어른들까지 시위에 동참하면서 일약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되었다.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되었다는 말처럼, 툰베리는 스웨덴을 벗어나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전파하고 있다. 
학교라는 교육현장에서 환경문제를 공부하고 배우고자 했으면 오늘의 그레타 툰베리는 없었을 것이다. 
툰베리는 스스로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 공부했고, 학교 밖에서 환경문제에 대한 부족한 지식과 배움의 갈증을 해결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물론, 스웨덴이라는 나라의 교육풍토와 사회적 분위기가 툰베리가 굳이 학교라는 교육현장에서만 머물러있지 않도록 하는 여건과 조건이 가능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와 직접적으로 비교하고 대입할 수 없지만, 교육이라는 배움의 울타리가 학교 안으로 제한되어서는 울산의 툰베리는 나올 수 없을 것이다. 
성적 지상주의와 무한경쟁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학교 안은 물론 학교 밖에서도 개개인에게 맞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다양성이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교육의 다양성도 확보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의 3주체인 학생, 선생님, 학부모들의 인식 개선과 함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교육행정을 관장하는 울산광역시 교육청의 분발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일 것이다. 
필자는 올 한해 울산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시의원으로서 울산교육이 한층 더 다양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의정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다. 
그레타 툰베리는 기후행동 정상회의 연설의 끄트머리를 “변화는 다가오고 있습니다”라고 갈무리했다. 
2020년, 울산에 그레타 툰베리가 나오기 위한 변화가 시작되는 원년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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