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 혀를 구강모형에 부착한 모습.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 인간 혀의 떫은맛 감지 원리를 모방한 유연한 인공 혀.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 (오른쪽부터)고현협 UNIST 교수, 공동 제1저자 최아영 연구원, 제1저자 염정희 연구원.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 개발된 전자 혀 모습.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와인 소믈리에 보다 더 세밀하게 ‘떫은맛’을 감지할 수 있는 ‘전자 혀’가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고현협 교수팀이 미세한 구멍이 많은 고분자 젤을 이용해 떫은맛을 감지하는 전자 혀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와인이나 덜 익은 과일을 먹으면 입안이 텁텁해지는 떫은맛을 느낄 수 있다. 탄닌과 같은 떫은맛 분자가 혀 점막 단백질과 결합하면 만들어지는 물질(응집체)이 점막을 자극(압력)하고, 인체는 이를 떫은맛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반면에 단맛이나 짠맛은 혀 돌기 속 미뢰가 그 맛을 감지한다.

이에 따라 떫은맛을 감지하려면 이미 개발된 단맛 등을 감지하는 전자 혀와 다른 원리로 작동하는 전자 혀 개발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떫은맛 분자와 결합하면 소수성 응집체가 만들어지는 이온전도성 수화젤을 이용해 전자 혀 개발에 성공했다. 혀 점막에서 일어나는 떫은맛 감지 원리를 모방한 것이다.

이 고분자 젤은 혀 점막 단백질 역할을 하는 ‘뮤신’과 염화리튬이온을 포함하고 있으며 미세한 구멍(다공성)이 아주 많다.

뮤신이 떫은맛 분자와 결합하면 미세 구멍안에 ‘소수성 응집체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는데, 이는 염화리튬이온의 전도성(이온의 움직임 정도)을 변화시켜 떫은맛을 전기적 신호로 검출할 수 있다.

연구진은 개발한 전자 혀로 와인, 덜 익은 감, 홍차 등의 떫은 맛을 감지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전자 혀는 레드, 화이트, 로제 와인 등 다양한 와인의 떫은맛 정도를 정량적으로 감별했다.

특히 이 전자 혀는 검출해 낼 수 있는 떫은맛 범위(최소 감지 농도 2×10-6M~)가 넓을 뿐 아니라, 센서에 접촉 즉시 떫은맛 정도를 알아낼 수 있다.

고현협 교수는 “훈련받은 전문가는 수십μM(마이크로몰) 농도의 떫은 맛 검출 할 수 있는데, 이번에 개발된 전자 혀는 2~3μM 농도 수준의 떫은맛까지 검출할 수 있다”며 “제작이 간편하고, 분석을 위한 복잡한 시편 준비 과정이 없어 식품, 주류 산업뿐만 아니라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이뤄진 이번 연구는 미국과학협회(AAAS)가 발행하는 세계적인 권위지 사이언스(Science) 자매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6월 6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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