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간 집권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옛 소비에트연방(소련) 국가 벨라루스 대통령을 ‘바퀴벌레’라고 부르는 시위대가 슬리퍼를 들고 거리에 나섰다. 8월 9일 대선을 앞두고 바퀴벌레를 잡듯 대통령을 때려잡자는 것이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 루카셴코는 1994년 초대 대통령에 당선된 후 6번째 대선을 앞두고 있다.

그는 소련 정보기관 KGB와 닮은 비밀경찰을 두고 야당 인사들과 언론을 탄압하면서 장기 집권을 해왔다. 루카셴코는 거센 반대에 직면할 때마다 포퓰리즘과 억압정책으로 독재를 유지해 왔다. 여론조사가 금지돼 정확한 지지율 역시 알 수가 없다.

숨질 때까지 나라를 다스리는 국왕을 제외하고, 20세기 역대 최장기 집권자는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2016년 사망)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다. 1959년 혁명 정부를 세운 뒤 49년간 통치했다.
역대 두번째 장기 집권자는 중국과 대만에서 47년(1928~1975)을 집권한 장제스 대만 총통, 3위는 46년간(1948~1994) 김씨왕조 유일체제로 북한을 통치한 김일성이다. 현존하는 최장기 집권자는 적도 기니 78세의 응게마 음바소고 대통령으로, 1979년 쿠데타에 성공한 이후 지금까지 41년간 독제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7월 1일 러시아 국민은 ‘차르(황제)’를 선택했다. 개헌에 압도적인 찬성표를 던지면서 오는 2036년까지 푸틴대통령의 32년의 장기 집권 길을 허락했다. 네번째 임기중인 푸틴은 72세가 되는 2024년 5기 집권을 위한 대선에 재출마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6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두차례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동일 인물의 두차례 넘는 대통령직 수행 금지’ 조항이 포함된 개헌안에 푸틴의 기존 임기 ‘백지화’ 조항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푸틴은 2000년 대통령이 됐고, 2008년 총리로 물러났다가 2012년 대통령에 복귀 했다. 2000년부터 따져 2036년까지 통치(32년)하면 스탈린(31년 통치)을 능가한다. 러시아 작가 드미트리 글루홉스키는 “개헌투표일인 2020년 7월 1일은 러시아 역사에서 종말의 시작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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