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한 죄나 잘못은 절반을 용서받는다'는 말이 있다. 어떤 중년여인이 성당에 고해성사(告解聖事)를 와서 자신의 죄를 고백했다. “신부님, 저는 거울을 너무 자주 봅니다. 하루에도 몇번이나 거울을 들여다 보면서 제가 너무 아름답다고 뽐냈습니다. 제 교만한 죄를 용서받고 싶습니다.” 고백을 들은 신부가 칸막이 커튼 틈으로 그녀를 힐끗 쳐다봤다. 그리고는 “자매님 안심하세요. 그것은 죄가 아니고 착각입니다.”라고 말했다는 유머가 있다.

고해성사의 수난시절도 있었다. 한국 천주교의 1세대 최고 지도자로 1942년부터 1967년까지 25년 동안 서울대교구장을 지낸 노기남(盧基南·1902~1984) 대주교 시절 얘기다. 일제는 고해성사까지 경찰을 입회하여 감시했다. 노 대주교는 신자들에게 구체적인 사실은 고해하지 말라며 교회와 신도를 지키려고 애썼다.

고해성사를 하는 성당의 고해실이 마침내 스마트폰 안으로 들어왔다고 한다. 이는 스스로 양심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는지 여부를 단계별로 점검해주는 스마트폰용 ‘고해성사(Confession) : 애플리케이션(앱)' 을 로마 가톨릭 교회가 승인했기 때문이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강론을 통해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를 활용하는것은 죄가 아니라고 했다. 앱스토어(온라인 콘텐츠 장터)에서 1,99달러에 판매중인 ‘고해성사 : 로마가톨릭' 앱은 나이, 성별 등 정보를 입력하면 고해성사를 아이폰에서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사제가 아닌 프로그램 ‘고해’라니 의심스럽다.

전화, TV, 카메라, 녹음기, 온갖 첨단의 장비로 무장한 스마트폰. 공짜부터 4.99달러 앱을 성이 찰때 까지 내려 받은 뒤에도 포만을 모른다. 천재가 만든 바보라도 운용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과학과 기술의 접목은 인간을 한없이 편안하게 만든다. 손도 까딱 않고 모든 걸 해결 하려 한다. 하지만 인간은 하기싫은 일을 통해 계발되고 성숙해진다. 하루에 세가지씩 가장 하기 싫은 일을 한다면 세상에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 구차하게 고해성사를 할 일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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