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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연재 칼럼] 인간, 기술 그리고 디자인 <2> 공기청정기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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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차중 UNIST 디자인학과 교수
  • 승인 2021.04.2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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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차중 UNIST 디자인학과 교수

 

 

우리의 폐를 건강하게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공기청정기
미래엔 IoT 연동-친환경·나노 신소재필터 대중화 될 것
영화 인터스텔라 미세먼지 공포 현실화 될까 우려스러워

 

미세먼지로부터 우리를 구원(?)해주는 공기청정기의 원리는 아주 단순하다.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등 우리 몸의 코털이나 입속, 기관지 점막에서 걸러낼 수 없는 아주 작은 물질들이 폐 속으로 들어와 침착하게 된다. 일단 폐 속으로 들어온 미세먼지는 수주에서 수개월 동안 머물게 되고, 이를 제거하기 위한 몸속 방어기제로 많은 양의 가래가 생기게 된다. 이를 효율적으로 배출되지 못하면 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공기청정기는 이런 골치 아픈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기관지로 들어올 가능성을 낮춰 건강한 폐를 유지토록 해주는 것이다. 

공기청정 방식은 크게 세가지로 분류된다. 여러 겹의 필터들을 겹쳐 먼지들을 여과하고 흡착하는 방식의 필터식이 가장 대중적이다. 고전압으로 음이온을 다량 방출시켜 집진 전극에 먼지들이 달라붙도록 해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전지집진식과 흡입된 공기를 물에 접촉시켜 물의 흡착력을 이용하여 불순물 포집을 하는 원리를 이용하는 습식이 있다. 특히, 습식은 가습기의 효과와 더불어 소음이 적어 오래 전부터 많이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필터식과 전기집진식이 습식에 비해 그 성능이 월등히 뛰어나다고 한다. 소방용으로 처음 사용되기 시작한 공기청정 기술은 군사용, 산업용, 가정용을 거쳐 이제는 차량용, 유모차용, 휴대용까지 적용되고 있다. 공기청정기가 대중화되면서 동그랗거나 네모난 제품에만 그치지 않고, 현재 공간의 공기질, 냄새까지 분석하고 자동으로 관리까지 하는 앱도 공기청정기의 기능으로 추가 되고 있다. 머지않아, 동네 대기질 서비스와 연동되어 사용자가 집안에 있을 때는 환기 시기를 알려주고 외출할 때는 대기질 상태도 미리 알려주는 우리의 호흡 전반을 관리하는 헬스케어 제품으로 탈바꿈할 것 같다. 

그럼 미래의 공기청정기는 어떤 모습일까? 한때 큰 교차로 중앙에서 교통을 지도하던 교통경찰에게 지급되던 산소흡입 캔이 공기청정기의 서비스와 연동되어 히말라야 공기, 뉴질랜드 공기, 파타고니아 공기가 배달되거나 혹은 프린터 잉크조합처럼 그곳의 공기 성분들을 조합해서 제공하는 그런 사용자의 바람들이 미래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현재는 가습기, 냉난방기 등으로 별도의 제품으로 개별화되어 있지만, 앞으로는 미세·초미세먼지뿐만 아니라 습도, 온도, 냄새, 소음, 바이러스, 곰팡이 등을 포함해 한 공간의 환경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하나의 제품으로 통합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가족 중 한명이 감기에 걸리는 경우, 가족간 전염을 방지하기 위해 방 하나를 음압화시키면서 바이러스를 살균하는 그런 새로운 기능의 공기청정기도 가능할 듯하다. 

또 커튼, 벽, 창문, 거울, 문, 선반, 가구 등 집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과 공기청정기능의 결합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면, 공기청정기능 커튼, 공기청정기능 테이블, 공기청정기능 화장 거울, 공기청정기능 침대 독서등 그리고 웨어러블 공기청정기가 등장해 실외에서도 특별한 불편함 없이도 외출이나 나들이가 가능할 듯하다. 특히, 웨어러블 공기청정기가 가능해지면 병원에서 환자, 의사, 간호사들을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로부터 서로를 보호하는 일도 한층 수월해질 수 있다. 

특히, 공기청정기에 사용되는 필터의 소재도 혁신을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털이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유해물질과 먼지를 걸러내는데 탁월한 효과가 입증되어 미래의 필터 소재로 부상하고 있으며, 나노 파이버는 현재까지 알려진 재료 중에 최고의 공기 필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 재료로 필터가 만들어지면 현재의 필터들 보다 공기의 흐름이 2~3배 이상 좋아져 마이크론 레벨의 초미세입자들까지 쉽게 걸러낸다고 한다. 나노 파이버가 현재의 방충망을 대체한다면 바깥 대기질이 최악인 상황에서도 창문을 열어 놓고도 미세먼지 걱정 없는 시원한 바람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는 공기청정용 드론들이 도시의 오염된 공간을 찾아가며 청소부처럼 공기를 청소하는 그런 장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AR 기능을 사용해 위험지역을 알리는 경고판처럼 길을 걷다가도 대기오염 지역을 실시간으로 시각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실내에서는 공기보다 가벼운 헬륨을 이용하여 공중에 뜬 상태로 사람을 따라다니면서 혹은 이 방 저 방을 다니면서 청정하는 풍선 형태의 공기청정기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야구경기 중 모든 선수들이 플레이를 멈추고 저 멀리 경기장 쪽으로 다가오고 있는 먼지 폭풍을 바라보고 있다. 인류는 각종 호흡기 질환과 식량부족으로 깨끗한 대기를 가진 새로운 행성을 찾아 떠난다. 더이상 국가라는 기관이 통제할 수 없는 대기오염과 환경파괴로 인해 정부도 군대도 모두 없어진다. 영화 ‘인터스텔라’가 그리고 있는 2067년의 지구의 모습이다. 몇년째 개선의 여지가 없어 보이는 오염된 하늘을 보면서 그런 영화 속 이야기가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매일 거실에서 윙윙거리며 열일하고 있는 공기청정기가 그렇게 위안이 되지 않는 요즘이다.

(김차중 UNIST 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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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차중 UNIST 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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