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차량 과태료 체납 등 각종 의혹에 대한 여당의 공세에 연신 낮은 자세로 사과했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국무총리로 지명된 김 후보자는 최대한 협치의 뜻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자는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동차·과태료 체납 전력과 관련한 지적에 연신 “부끄럽다. 저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면서 몸을 낮췄다. 앞서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 부부가 과태료 체납 등으로 총 32차례 차량을 압류당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IMF 경제위기 직전 컴퓨터 납품·유지·보수 회사를 하던 부인이 자신 명의의 회사 차량을 직원들과 모두 함께 사용하면서 제대로 관리를 못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피해자를 ‘피해를 호소하는 고소인’이라고 지칭한 데 대해서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아프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양수 의원이 2019년 행안부 장관이던 김 후보자가 강원 산불 현장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한 지역위원장과 기념사진 촬영을 했다고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사려 깊지 못했다. 낙담한 주민에게 상처가 됐다는 지적을 달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행정안전부 장관 청문회를 거친 만큼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당초 여권의 전망이었으나, 앞서 치러진 5개 부처 장관 후보자 중 ‘부적격 3인방’에 대한 야권의 낙마 공세가 심상치 않자, ‘자성 모드’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김 후보자의 태도를 두고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은 지난 4일 국토교통부 등 5개 부처 장관 후보자 청문회 당시 각종 의혹에 후보자들이 사과한 것을 언급하며 “오늘은 ‘사과 총리’ 청문회가 되는 것 같다”고 촌평했다.
김 후보자는 민생의 목소리를 문 대통령에게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보였다. 김 후보자는 민주당 내 강성 당원들의 ‘문자폭탄’에 대해 “제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민주주의적인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자폭탄을 감수하고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의 질의에 “국민의 삶과 눈높이가 우선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당심’ 못지않게 ‘민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의 의석수를 앞세워 임대차 3법 등을 기립 표결한다’는 조 의원의 지적에는 “국민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법안은 숙성해서 여야가 대화했다면 국민이 납득하는 데 도움을 줬을 것”이라고 공감했다.
김 후보자는 자녀의 입시 논란 등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의혹에도 “조 전 장관이 기대에 못 미쳤다. 국민, 특히 젊은 층에 여러 상처를 준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조 전 장관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한 사람을 손보듯이 탈탈 털고, (피의 사실을) 생중계하듯 언론에 흘리는 관행도 문제 삼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에 대해선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바깥 여론을 대통령께 잘 전달하겠다”고 말해 민주당 입장보다는 다소 유연한 입장을 비쳤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기조를 흔들지 않는 범위 내 조정을 시사했다. 그는 “종부세는 원래 설계와 달리 대상자가 너무 많아지면서 징벌적 과세가 아니냐는 일부 반발이 있다”며 “재산세·종부세를 함께 보면서 전체적으로 부동산 정책의 원칙을 흔들지 않는 방향이라면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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