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필주 시인

무너지지 않으려면 밤길을 잘 걸어야 한다 
길 위에 보이지 않는 중심을 찍고 
발소리를 낮추어야 한다 

바다를 떠나오니 밤이 되었다 
검은 바다 위에 파도만 빛을 밝힌다 
버스 차창으로 내내 본 해안에 
파도소리가 합창이 되어 들린다 

보이는 길은 캄캄하여도, 보이지 않는 마음의 길은 화안하다 
뜻을 두어 나아가는 생애는 보람과 기쁨이 깃든다 
내 청춘의 뜻 이리도 가슴 뛰는 기쁨으로 엮어지니 
오래 살지 않아도 깨닫게 되리 
참 삶이란 천진한 마음으로 건너가는 
징검다리 아래 강물과 같은 것. 
(시집‘후포’ 2020년) 

 

1951년 울산출생. 부산여고·이화여대 국문과 졸업. 
1980년 <현대문학> 시인 박두진 추천 
시집 <바다벽에 기대어> <들꽃바람은 따뜻하다> <시에 살고 고향에 살고> 등. 
한국문인협회, 울산문인협회.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