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 등 중형세단 판매 하락세
판매 부진한 내연기관차 생산라인부터 전기차로 전환할 가능성

현대차 EV 콘셉트카 프로페시[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현대차가 쏘나타와 그랜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에서 내년에 공개될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6'를 생산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판매가 부진한 내연기관차 생산라인을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7일 현대차 실적 자료에 따르면 쏘나타는 1∼5월 총 2만6천230대가 판매돼 작년 같은 기간(2만9천910대)에 비해 12.3% 감소했다.

한때 '국민차'로 불리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던 쏘나타는 지난해 4월 연식 변경 모델에 이어 11월 고성능 이미지를 강조한 'N 라인' 모델이 출시됐음에도 판매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중형 세단의 인기 하락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1∼5월 현대차와 기아가 국내에서 판매한 중형 세단은 6만1천820대로 작년 같은 기간(7만1천414대)에 비해 13.4% 감소했다.

기아 K5는 3만510대로 16.8% 감소했고, 제네시스 G70은 3천495대가 판매되며 작년보다 6.4% 감소했다.

중형 세단 중에서는 유일하게 기아의 스팅어만 작년보다 45.3% 증가한 1천585대가 판매됐다.

중형 세단은 전체 차종 중에서는 레저용 차량(RV)에 밀리며 '패밀리카'로서의 입지가 약해졌고, 세단 중에서는 그랜저와 G80, K8, K9, G90 등 준대형·대형 세단에 밀리며 지속적으로 판매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차가 아이오닉 6를 아산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한 것도 쏘나타의 수요 감소를 고려한 판단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는 연간 약 30만대의 완성차 생산 능력을 갖춘 아산공장 내에 새로운 라인을 증설하지 않고 기존 라인을 일부 조정해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함께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했던 기존 조립 라인에서 전기차까지 혼류 생산을 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7∼8월 중 여름 휴가기간을 포함해 4주가량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전기차 생산을 위한 설비 공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산공장의 기존 생산 라인 설비를 교체해 전기차 생산라인을 만든다면 아직 수요가 높은 그랜저보다는 쏘나타의 생산라인을 축소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랜저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판매량이 30.0% 감소했지만 여전히 내수 판매 1위를 지키고 있어 생산을 줄일 경우 출고 지연 등 타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이오닉 6는 쏘나타와 차량의 사이즈가 비슷하다 보니 생산 설비를 교체하기도 용이할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의 공장이 충북 오창에 있기 때문에 배터리를 공급받기도 위치적으로 유리해 아산공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용 전기차 출시에 속도가 붙으면서 생산라인 확충을 위해 중형 세단 등 상대적으로 판매가 부진한 내연기관차 모델부터 생산라인을 축소하는 것은 예견된 수순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완성차의 허리 역할을 하던 쏘나타 등 중형 세단의 판매가 줄면서 현대차 입장에서는 전기차 생산라인을 배치할 때 이를 고려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국내 각지 공장에 전기차 생산 라인을 배치하는 과정에서 인기 없는 내연기관 차종들의 생산라인을 차차 축소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 4월 공식 출시한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를 현재 울산1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 전기차는 울산2공장에서, 기아의 첫 전용전기차 EV6는 화성3공장에서 생산된다.

기존 내연기관차 라인을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노조와의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엔진이나 변속기 등의 부품이 필요하지 않아 고용 감소로 이어질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현대차 노사는 아이오닉 5 생산라인 투입 인원 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입장 차가 발생해 양산 합의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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