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가 “시집 안 간다”는 말과 장사꾼이 “남는 것 없다” 노인들이 “빨리 죽고 싶다”는 말은 ‘3대 거짓말’로 알려져 있다. 
그리스신화에서 아폴론 신(神)은 무녀 ‘시빌레’에게 무엇이든 소원 한가지를 들어주겠다고 했다. ‘시빌레’는 한 움큼의 모래를 손에 쥐더니 “이 모래 수만큼 살도록 해 달라”고 했다. 소원대로 모래알 수만큼 오래 살게 된 ‘시빌레’는 소원을 말하면서 “죽을 때까지 젊음을 유지해 달라”는 말을 빼먹어 오래 살긴 했으나 늙어 갈수록 몸이 졸아들었다. 마침내 조그만 병 속에 담겨 동굴 천장에 매달린 채 아이들의 조롱거리 신세가 되고 말았다. 
죽을 때 죽는다는 걸 알 수 있어? / 죽으면 어디로 가는 거야? / 죽을 때 모습 그대로 죽는 거야? / 죽어서도 엄마는 내 엄마야? / 여섯살 딸 애가 묻다가 울었다 (하략) 정끝별의 시 ‘묵묵부답’.
사람들은 좋아 죽고 예뻐 죽고, 배불러 죽고 배고파 죽고, 웃겨 죽고 화나 죽고 억울해 죽고 쪽팔려 죽고, 기막혀 죽고 어이없어 죽는다고 한다. 얼마나 죽고 싶고, 죽기가 어려우면 말끝마다 이렇게 죽고 싶어 하는걸까. 
“말이 씨가 된다”는 얘기도 있다. ‘지루해 죽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는 사람이 다른사람 보다‘일찍 죽는다’는 사실이 과학자의 연구 결과 드러났다. 영국 런던대 연구팀은 ‘사는 게 지루하다’고 대답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7% 더 많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같은 버스를 타고 가던 아버지와 딸이 버스에서 앉은 자리가 달라 생사가 갈렸다. 버스 앞쪽에 앉았던 아버지는 살았고, 뒤쪽에 앉았던 딸은 세상을 떠났다. 광주 재개발 현장 철거 건물이 무너지면서 정류장의 시내버스를 덮쳐 7명의 숨진 참사 현장이다. 
장을 보고 귀가하던 주부, 동아리 활동을 마치고 귀가하던 늦둥이 고교생 등 무고한 시민들은 비명횡사(非命橫死), 날벼락을 피할 수 없었다. 운명의 버스가 10초만 더 빨리 정류장을 통과했어도…. 시공사 측이 공사하기 전 버스 정류장만 옮겼어도…. 운명이었을까. 신(神)의 장난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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