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잔여 백신 예약 어플 화면.  
 

 

60세 미만 전화예약 제외, 카카오·네이버 앱으로만 접수
SNS에 익숙치 않은 중장년층 불리…젊은층은 ‘광클’ 중
전문가 "연령·지역 특징 달라 접종 경로 다양하게 열어놔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잔여 백신에 대해 60세 미만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네이버·카카오로 예약방법을 일원화하면서 해당 앱은 미치도록 빠르게 클릭하는 이른바 ‘광클 전쟁’ 중이다.

하지만 SNS에 익숙한 젊은층이 잔여백신 대부분을 예약하면서 중장년층에서 불편함을 호소,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혈전 등 부작용 논란으로 한때 기피 대상이었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분위기가 한 달 만에 확 바뀌었다.

정부에서 △사적 모임 5인 제한에서 제외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해외 여행 허용 등 ‘백신 인센티브’를 쏟아내면서부터인데, 이 때문에 갈수록 잔여 백신에 대한 예약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13일부터 60세 미만은 전화 예약에서 제외, 네이버·카카오로만 예약할 수 있도록 방법을 일원화했는데, 해당 어플에서는 소리 없는 ‘광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울산지역 커뮤니티에서는 “알림은 4번 떴는데 접속되기도 전에 끝났다. 마스크 사기는 금손이었는데 이손이랑 다른가보다”, “알림 받자마자 들어갈 수 있게 화면 띄워놓고 있는 데도 실패한다. 다들 광클이신 거 같다”는 후기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기자도 직접 울산 내 잔여 백신을 구하기 위해 5개 병원에 네이버 백신 알림을 신청했고, 딱 한 번, 오후 3시께 잔여 백신이 남았다는 ‘우리동네 백신알림’이 도착했다.

성공을 기대하며 들뜬 마음으로 곧바로 클릭했는데, 들어가는 순간 아스트라제네카(AZ)·얀센 모두 ‘잔여 0’이 떠 있었다. 1초도 안돼 잔여 백신이 마감된 것이다.

이날 오후 4시까지 수시로 다른 병원도 체크를 했지만 결국 잔여 백신을 구하기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처럼 SNS에 익숙한 젊은층도 잔여 백신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SNS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에서는 소외감까지 느끼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남구에 거주하고 있는 A(59)씨는 “잔여 백신은 빨리 맞고 싶지만 어플 사용이 어려울 것 같아 시도도 안했다”며 “아들에게 대신 예약을 해달라고 하고 싶어도 본인이 해야 한다고 해서 포기했다”고 하소연했다.

보건소 관계자 역시 “확실히 잔여백신을 맞으러 오는 분들 대부분이 30~40대로 젊다. 예약이 빨라서 그런 것 같다”며 “50대는 7월 중으로 접종한다는 계획에 있어 기다렸다가 순서에 맞으시라고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실상 젊은층이 대부분의 잔여 백신을 독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전문가들은 SNS만을 통한 예약 방식에 대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앞서 지난 7일 “SNS만을 통한 예약방식은 SNS에 익숙한 젊은층이 유리해 고령자 접종률 제고를 통해 사망률을 낮추려는 정부 의도와도 맞지 않고 형평성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전 국민이 휴대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모두 SNS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방침을 정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연령, 지역마다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전화나 SNS 등 융통성 있게 잔여 백신 예약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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