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대표 패싱 논란 등으로 시작된 ‘국민의힘 내홍’ 장기화
 이 대표 “후보 선출 이후 당무 없어…1건 이외 보고도 없었다
‘이준석 홍보비 해먹으려고 한다’ 발언 인사, 조처 있어야 할 것”
 윤석열 “압박할 생각 없었다…정권교체 위해 분명 함께 갈 것”

 

 

국민의힘의 내홍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선대위 인선 이견과 ‘당 대표 패싱’ 논란 등으로 시작된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갈등은 장기화 수순을 밟는 모양새다.

여의도를 떠나 전국 각지를 돌고 있는 이 대표는 2일 윤석열 대선 후보가 자신을 사실상 ‘패싱’ 했다며 작심 발언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제주 4·3 평화공원 참배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것이 당무 거부냐 얘기하시는데, 우리 후보가 선출된 이후에 저는 당무를 한 적이 없다”며 “(윤석열 대선 후보의) 핵심 관계자 발로 언급되는 여러 가지 저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들이 지금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격양된 어조로 말했다.

그는 “제가 뭘 요구하기 위해서 이렇게 하고 있다고 보시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모욕적인 인식”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후보의 의중에 따라 사무총장 등이 교체된 이후 제 기억에 딱 한 건 이외에 보고를 받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윤 후보 측이 내세운 권성동 사무총장이 김석기·성일종 부총장을 교체해달라고 요청한 것 이외에는 자신과 당무 관련 협의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 후보는 “현재 당무 공백은 없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자신의 ‘잠행’이 돌발 행동이라는 일부 시각에 대해선 “제 역할에 대해 많이 고민했기 때문에 지금 저는 계획된 대로 행동을 하고 있다”며 “선대위 운영에 대해서는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으로서) 제 영역 외에는 다른 큰 관심사가 없는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오는 6일 선대위 발족식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발족은 (지난) 월요일에 했다”고 답했다. 다음 주 행사에는 불참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또 “윤 후보가 어떤 걸 저와 상의한 적도 없기 때문에 저희 간의 이견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선대위 영입이 지연되는 것과 관련해선 “의견 불일치가 커서라기보다 문제를 맞이한 후 풀어가는 과정에서 김 전 위원장이 원치 않는 시점에, 원치 않는 인사들을 보내 예우를 갖추는 모양을 보이되 실질적인 얘기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상황이 악화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를 향해 “후보가 배석한 자리에서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 먹으려고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인사를 후보가 누군지 아실 것”이라며 “모르신다면 계속 가고, 아신다면 인사 조처가 있어야 할 걸로 본다”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이 대표를)무리하게 압박하듯이 할 생각은 없었다. 본인도 어느 정도 리프레시(재충전)을 했으면”이라면서 “서로 다른 생각이 있더라도 정권교체를 위해서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 차원에서 이 모든 문제를 대하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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