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걸 국제법률경영대학원대학교 부교수

국내 수출입·기업활동, 중국에 지나치게 집중돼
글로벌 기업 대응방안 벤치마킹해 리스크 대비를
탈중국 기업 적극 유치하면 지역경제활성화 도움

 

최근 벌어진 요소수 대란으로 말미암아 우리나라의 수출입과 기업활동이 중국에 지나치게 집중되고 있어서 중국 리스크가 커지고,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입 품목 총 1만2,586개 중 특정 국가의 수입 비중이 80% 이상인 품목은 3,941개로 전체의 31.3%인데, 이 중 중국에 80% 이상 의존하는 품목은 1,850개로 이런 높은 대 중국 의존도는 앞으로도 요소수 대란과 같은 사태를 계속 야기할 수 있다. 사실 이런 중국 리스크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우리 기업의 중국 입국과 중국으로부터의 부품수입 및 중국 내 공장 가동이 중단돼 큰 손실을 입을 때부터 시작됐다.
그러면 우리 경제와 기업의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수출입의 다변화를 해 중국 리스크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보다 먼저 탈 중국화를 시작한 다른 글로벌 기업들의 대응방안을 살펴보기로 한다.
글로벌 기업들의 탈 중국화는 이미 몇년 전부터 시작됐다. 그 계기는 중국의 ‘자국기업 우선주의 정책’ 때문인데, 대표적으로 2015년에 발표된 중국의 ‘중국제조 2025’ 전략을 들 수 있다. 이것은 중국이 전통적 강점인 제조업을 첨단기술과 결합해 제조업 대국에서 ‘제조업 강국’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는 산업정책으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중국이 핵심부품과 재료의 국산화를 2020년까지 40%, 2025년까지 7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외국기업들의 중국시장 점유율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외국기업들이 더 이상 중국에서 버티기 어려워진다.
이 전략의 10대 중점분야는 차세대 정보기술산업, 고급 디지털 제어선박 및 로봇, 우주항공 설비, 해양공정 장비 및 하이테크 선박, 선진궤도 교통장비, 에너지 절약 및 신에너지 자동차, 전력 장비, 농업기계 장비, 신소재, 바이오의약 및 고성능 의료기기 등이어서 같은 분야에서 경쟁하는 하는 우리기업에 미치는 타격이 클 것이다. 실제로 이로 인해 2016년도에 비해 2020년도 중국 내 매출이 삼성전자는 78%, 현대자동차는 66%, 현대모비스는 73% 감소했다고 한다.
그리고 2017년부터 시행된 ‘중국 국가정보법’도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시장을 포기하고 떠나는 주요한 요인이 됐다. 이 법에 따라 중국에서 활동하는 모든 외국인과 외국기업들도 국가정보기관이 요구하는 정보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인데, 특히 고객 정보와 영업비밀이 민감한 문제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탈 중국하는 방법은 우선 중국에서의 부품조달, 소재 수입, 생산 활동을 포기하고 대신에 유통, 마케팅, 판매 활동만 치중하는 전략이다. 또 다른 방법은 ‘차이나 플러스 원(China Plus One)'이라는 전략으로 중국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을 신설하거나 증설할 때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인도 등 중국 이외의 국가로 투자를 늘리는 전략을 말한다. 2020년의 경우 중국을 떠난 미국기업의 46%가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했다.
우리 기업들도 다른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응방안을 잘 벤치마킹해 미리 중국 리스크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이번 우리나라의 요소수 대란 사태에 대해 중국 인민일보 계열 매체인 런민즈쉰은 “이번 공급 위기를 통해 한국은 중국이 가진 중요 지위를 더욱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며 “(중국에 대한) 대항을 추구한다면 반드시 자신에게 해를 입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고, 중국 국영 청두TV가 운영하는 인터넷매체 ‘선냐오즈쉰’도 일본의 수출 규제로 촉발된 반도체 위기를 거론하며 “한국이 과거 교훈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처럼 이런 사태가 앞으로도 언제든지 다시 발생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이처럼 탈 중국하려는 글로벌 기업들과 우리나라 기업들을 전국의 9개 경제자유구역으로 적극적으로 유치하면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김형걸 국제법률경영대학원대학교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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